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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훈 May 17. 2018

갈매기가 떠난 바다에서

- 방훈 

갈매기가 떠난 바다에서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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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죽어 있었다 

어린이는 유년의 꿈을 버린 채 

죽음의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갈매기가 해변을 떠난 건 

벌써 오래전 일이다

  

이 해변을 가난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덕에 벌겋게 타 죽은 나무들을 바라본다

  

먹물처럼 새까맣게 변해버린 바다 속으로 

죽은 고기 떠다니는 사해 속으로 

바다 너머 저 멀리 떠 있는 섬을 향해 

돛배를 저어저어 간다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더 세차게 몰려오는 검은 연기가 

우리들 폐부 속으로 

파고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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