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훈
슬픔이 아픔으로 다가오는
- 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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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아픔으로 다가오는
가난한 야만의 땅
언제나 피로에 묻혀
죽음보다 깊은 무기력 속에서
반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번번이 도둑질당한
그 해 겨울 나날들
너무나도 고단했던 봄의 문턱에서
폭설의 마지막 밤
폭설주의보를 가슴에 안은 채
허물어지던 나
철저히 버리지 못해 아직은 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내 젊음의 야행성 꿈은
깃발 내려진 깃대 끝에
벌거벗은 채 매달려
이 고난의 땅에서 펄럭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