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라고 묻는다면

김혜남

by Bwriter


인생을 다시 살게 되어도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만일 과거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묻는 질문에 "난 지금이 좋아.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 힘든것들을 그렇게나 겪고 왔는데, 다시 겪고 싶지 않아. 난 지금의 내가 좋아."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만일 인생을 다시 산다면 어떻게 살고 싶어?"라고 묻는다면 "지금의 모습처럼 살고 싶어."라고 대답하고 싶다. 부족함 없이 살아보기도 했고, 어렵게도 살아봤으며, 성인이 되어서는 실패도 많이 하곤 하였지만 '그러한 모든 것이 나만의 재산이라 부자라고 여긴다'라는 생각을 갖고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래서, 지난 날에 대한 후회, 미련 보다는 '잘 했어. 그럴 수도 있는거였어. 그래서 이제는 그런 실수 덜하잖아. 많이 배웠잖아.'라며 현재를 살고, 미래를 기약한다. 그래서 우울증에서도 굳이 벗어나려고 애쓰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를 회상하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동안 우리는 삶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많은 사람들과 인생이란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 이자리에 서 있는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느끼게 된다. 라고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말이다.





불과 2년전만 해도 우울증 약을 끊고, 약 없이 사는 건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애쓰는 삶을 살았더니 오히려 독이 되어 스트레스를 더 받고 더 좌절했었다.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약 먹는거 뭐 어때? 약 안 먹고 힘들게 지내기 보다는 약 먹고 편안하게 지내는게 낫지. 혈압환자는 혈압약을 먹고, 당뇨환자는 당뇨약 먹잖아? 난 우울증 약을 먹을 뿐이야. 안 아프려고.'라고 생각할 수 있는 지금의 편온함이 있는거라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갖고 살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잘 하고 있는거야.'라는 응원이 되어주었다.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사람은 배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내 생각이 맞았음을,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사람이고 사랑이라는 것임을 이 책이 확인시켜 주었다. 파킨스병 환자이신 김혜남 선생님은 '아, 한 발짝이구나.' 내가 가려는 먼 곳을 쳐다보며 걷는 게 아니라 지금 있는 자리에서 발을 쳐다보며 일단 한 발짝을 떼는 것, 그것이 시작이며 끝이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 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 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느린 것이 낙오가 아니고 틀린게 아니며 가망 없는게 아니니, 움직이라고 움직이면 된다라고 말씀하고 계셨다.





난,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을 좋아한다. 사소한 일이라도 계속되면 나중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인데, 나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한다. 사소한 일을 꾸준하게 반복하면 결국에는 완벽하게 적셔지게 되어 '완성'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어 공부든, 운동이든 꾸준하게 적시면 나중엔 완벽하게 적셔질테니깐.


꾸준하게 약 먹고, 꾸준하게 상담 받고, 꾸준하게 운동하고, 꾸준하게 일하고, 꾸준하게 공부하고, 꾸준하게 독서하고, 꾸준하게 블로그에 글 쓰고.


뭐든 꾸준하게 나를 만들고 지키는 것이, 꾸준하게 나를 응원하고 사랑해주는 것이 그것이 삶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굳이 다시 인생을 살 필요가 있을까? 굳이 과거로 돌아갈 필요가 있을까? 꾸준하게 옷을 적시다보면 나중엔 그냥 물속에 뛰어들어가고 싶어지지 않을까? 어차피 젖었으니깐.





자신에게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그것을 고치고 싶어 하는 당신은 지극히 건강하다. 잘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며 내일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 당신은 어떻게든 성장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삶을 즐기는 것은 '~해야 한다'는 말을 줄이고, '~하고 싶다'는 말을 늘려 나가는 것이 그 시작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못 당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의무감과 책임감만을 살아가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제 발로 상담을 받으러 왔다는 것 자체가 아직 자기 인생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니까 말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자존감은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 형성된다. 자존감이란 말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인데, 자신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때 만일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반겨 주고 사랑해 주며, 웬만한 실수도 이해하고 받아 주면 우리는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스스로를 한심하고, 모자라고, 허둥대는 결점투성이로 바라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를 착하고, 남을 배려하고,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바라보면 인생도 그렇게 흘러갈 것이다. 똑같은 나인데도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해질수록 삶은 매우 불안정해진다.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자꾸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타인의 요구에 순응해야 할 것 같은 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상처 없는 삶이란 없다. 그리고 우리는 상처에 직면해 그것을 이겨 내려고 애쓰면서 조금씩 단단해져 간다. 굳은살이 박이면 소소한 아픔들은 그냥 넘길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약한 부분인 단점을 고치려고 애쓰는 것보다 오히려 강한 부분인 장점에 집중해 그것을 강화시키는 게 낫다.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하면 낭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그러니 단점은 그냥 두고 그 시간에 장점을 더 키워 나가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뛰어난 장점이 단점을 커버해 버리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는 성장의 과정이다.

세상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만큼 보여 준다는 걸, 그러니까 재미있게 살고자 마음먹은 사람에게 이 세상은 재미투성이라는 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혹은 자신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의 삶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나의 미래가 기대된다. 그것이 내가 나이 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유다.

나는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흔적은 사랑이라고 믿는다. 사랑을 하면 상처 또한 피할 수 없지만 사랑은 삶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주고 사람을 더욱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또한 죽음 앞에서도 허무함에 빠지지 않게 해 준다.

상처는 쓰라렸지만 상처를 이겨 내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어쨌든 당신은 그것을 이겨 냈다. 흉터가 바로 그 증거다. 흉터야말로 당신이 그만큼 용감했고, 강인했음을 말해 주는 삶의 훈장인 것이다. 그러므로 큰 상처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살아남은 당신 자신을 칭찬해 주었으면 좋겠다.







[2023.02.25 - 2023.03.03]


잘 버티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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