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당신의 삶이 가혹하지 않기를

by Bwriter

복수를 위한 거래. 살아 남기 위한 거래. 그것이 다카토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버렸다. 딸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원하지만 말기암 환자의 몸으로 야윌대로 야위어진 몸으로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몸으로는 그들에 대한 복수를 할 수 없는 노파. 그리고 야쿠자에게 쫓기고 있는 다카토.


한 사람은 죽음이 코 앞인지라 갖고 있는 전재산에 미련이 없고, 한 사람은 살고 싶은 본능으로 야쿠자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이 거래가 성사 된다.


기부할 수도 있는 큰 돈, 전재산을 다카토에게 줌으로써 딸에 대한 복수를 약속 받고, 그 돈을 받음으로써 반드시 복수를 하겠다고 약속 하지만 서로에 대한 의심으로 각자의 방어책을 세운다. 노파는 이 약속의 흔적을 누군가에게 남기고, 다카토는 철저하게 신분을 속임으로써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한다. 또 다시 쫓기는 삶을 시작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 무렵의 나는 내 목숨과 인생을 가볍게 보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라도, 지켜야 할 존재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내게는 사랑하는 사람도, 지켜야 할 존재도 있다.

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그 무렵과 다르지 않겠지만, 그 이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다카토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약속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켜야 할 사람이 없어서였다. 사랑하는 사람도, 지켜야 할 가족도 없던 상태. 오롯하게 자기 자신만 살아남으면 되는 상태. 그리고 또 하나. 진짜 이 약속을 지켜도 된다는 생각이 없었던 것.


그러나 죄책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매일 보는 거울, 매일 불리는 새 이름, 그들이 알고 있는 그의 나이. 이러한 것들이 그에게는 죄책감이 되었을테고, 두려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이미 그는 그 약속에 대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데, 그 노파는 죽어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 거래는 거래니깐.


사람은 누구나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다카토는 살기 위해 그 기회를 잡았을 뿐이다. 가진것도 없을 뿐더라 더 이상을 잃을 것도 없던 다카토는 단지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 상황에서 거짓으로 약속을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너무나도 솔직하게 그 기회를 잡았고,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했으며 무의식중에도 각인되었을 그때의 그 약속을 잊으려고 애쓰며 살았던 것 뿐이다.


다카토가 착한 인생을 살진 않았다. 신분을 세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을 얼굴이 되어서야 베풀줄 아는 삶을 살아보게 되었고, 배려할 줄 알는 삶을 살게 되었으며, 지켜야 할 존재가 생기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당신의 진짜 삶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는 뭐라고 대답했을까.


너무 가혹하다. 그의 원래 삶도 가혹했지만, 모든 것이 거짓인 현재의 삶도 가혹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사건이 마무리 된 이 시점에서 그는 어떤 삶을 살까? 원래 삶과 거짓된 삶으로 살아봤으니 이제는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의 세 번째 삶이 가혹하지 않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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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2 - 2019.04.24]


- 복수하겠다는 마음 그리고 미워하는 마음으로도 살지 말자.

미워하는 마음으로 살아봤더니, 그거 좋을거 없드라. 나만 피곤하지. (그래서 미워하는 마음 손절함.)


단지, '그 인생 안 됐네. 그 인생 불쌍하네.'라는 안타까운 마음 정도만 갖고 있자.

더 이상의 내 시간, 내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내 시간과 내 에너지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쓰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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