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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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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Oct 04. 2022

이언 매큐언 <넛셸>


*2018년에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부터 <넛셸>이 <햄릿>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자궁 안에 갇힌 태아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고, 햄릿을 어떻게 패러디(?) 할 것인가가 궁금했었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분위기는 비슷했고, 사건의 핵심은 유사했으나 그 진행은 다소 차이가 있어서 만약 햄릿을 전혀 몰랐더라도 별 아쉬움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비슷한 진행으로 전개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러기에는 태아로서의 제약이 너무나 많았겠죠. 하지만 <햄릿>에 대한 이언 매큐언식의 해석이 작품 전체에 녹아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들에서의 분위기도 차용하고 있고요.


거의 정신병 수준이었던 햄릿(그가 실제로 정신병이었는지 연기한 것인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연기였다는 게 맞겠죠)처럼 태아도 작품의 거의 반 정도를 차지할 정도의 독백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그 대부분은 거의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왜 그렇게 아버지의 편을 들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삼촌과 어머니의 음모에 환멸을 느껴서? 아버지가 불쌍해서? 햄릿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였다라지만 태아는 (이미 전말을 다 알고 있는 상태) 그러한 복수의 동기가 좀 약하게 그려진 것 같아서요.


더군다나 끝의 그러한 앙갚음은 자신에게 어떠한 운명을 갖게 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함이 너무나 큰 데 말이죠.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가 궁금합니다만 대략 짐작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s. 이 책에 유머 코드가 많이 있다지만 영국식 유머는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대체 유머가 어디에 숨어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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