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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칼란드리아 Nov 14. 2023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개관

강원도 평창에 있는 월정사 초입에는 성보박물관과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이 있었다. 이중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은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한 곳인데 오대산에 오대산사고가 있었기에(지금도 복원한 건물이 있기는 하다) 이곳에 박물관을 지은 것이다. (자세한 이유는 아래에서 다시 얘기하겠다)


 1년 전 이맘때쯤에 가보고 싶어서 갔었다. 나와 아내 모두 실록과 의궤에 관심이 많았기에. 


작년에 갔을 때 찍은 박물관 외관
박물관의 전시물들 (모두 복제품들이다)


그런데 이 박물관에 있는 소장품들은 모두 복제품들뿐이었다. 오대산사고본 실물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박물관은 건물도 잘 지었고 전시도 잘해놨는데 왜 실물은 없는지 그 사연도 자세하게 소개되고 있었다. 오대산사고본 환수 노력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왕실족보는 임진왜란으로 전주사고본을 제외하곤 모두 소실되었고, 선조 때 전주사고본을 다시 복제하여 산속에 사고를 만들어 보관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있는 절을 수호사찰로 지정하여 지키도록 하였는데 강화도의 정족산사고는 전등사가, 평창의 오대산사고는 월정사가 지키도록 한 예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오대산사고에 있던 실록과 의궤등이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불법 유출되었고, 도쿄대에 보관되어 있다가 화재로 일부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남아 있던 것들은 월정사 스님들 및 강원도민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에서 환수 노력을 한 끝에 마침내 국내로 환수되었다.


하지만 오대산사고로 가져오려던 계획은 문화재청에서 강원도가 '문화재를 보관하고 관리할 능력이 부재'하다는 이유를 들어 서울대 규장각을 거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게 되었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오대산사고가 있던 월정사 근처에 실록.의궤박물관을 짓고 계속 환수하려고 애썼다. 그럼에도 문화재청은 입장을 바꿔 계속 반색을 표하며 거부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여기까지가 작년에 내가 가서 본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우연히, 오대산사고본이 원래위치로 반환되며 기존의 실록.의궤박물관이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으로 승격되어 11월 11일에 개관한다는 소식을 보고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울 것 같았는데 잘 해결이 된 것 같다.


사실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더 많겠지만 나처럼 관심이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제 원본도 상설 전시한다고 하니 나중에 강원도나 평창 갈 일 있으면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물론 복제본 전시일 때도 좋았지만 복제본과 원본은 그 가치가 다르니까.


p.s. 오대산사고도 가보고 싶었는데 워낙 산속이라 등산을 해야 하는 관계로 못 가봤다. 가봐도 건물 몇 채만 덩그러니 있고 관리도 안 되고 있다고 하고. 실록.의궤사고는 강화도전등사 뒤편에 있는 정족산사고에 가보는 것이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다. 거기도 닫혀있어서 위에서 내려봐야 하지만.


p.s.2. 관련에서 실록.의궤 봉안식도 했던 것 같고, 여러 행사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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