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024년 4월 1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 보고서 발표가 있었다. 보고서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mcst.go.kr/kor/s_notice/notice/noticeView.jsp?pSeq=18001
이는 1994년부터 2년마다 발표하는 것으로 2023년도 조사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의 국민들의 독서실태를 조사한 것이었다.
이 조사는 '국내 유일의 종합적 독서지표 조사로서, 독서환경과 국민들의 독서실태 변화를 파악하고 독서 진흥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한다고 되어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독서환경 문제점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독서 진흥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 확보한다고 하였는데 문제점은 파악이 되겠지만 그동안 독서 진흥정책을 시행한 것이 있었나 싶다. 공공도서관이 그러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보고서의 내용을 훑어보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독서율이다. 우려했던 대로 성인의 독서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혀 독서를 하지 않는 비율도 57%나 된다는 것이 놀랍다. 이는 독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갈수록 심적 여유가 없어지니 긴 호흡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졌을 것이고 짧은 영상이나 SNS 글 정도만 읽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을 듯하다.
그나마 초중고 학생의 경우에는 학습과 관련하여 독서율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학습과 무관한 독서는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조사에서는 교과서나 문제집, 참고서 등 학습과 관련된 것을 제외했지만 간접적으로 학업과 관련된 것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책 독서의 비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로 본다면 조만간 전자책 독서가 종이책 독서를 능가할 시기도 올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국내 전자책 시장의 판도나 서비스도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전자책의 범위에 웹소설이 포함되었는데 이것이 전자책에 관련된 통계들을 모두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통계 중 전자책 관련해서는 글을 따로 작성했다)
https://brunch.co.kr/@khcheong/576
이러한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언론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율이 낮다'라고 떠들어댄다. 마치 '출산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하지만 이런 조사 결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고, 독서율이 낮아서 문제라는 말에도 콧방귀만 뀌고 말 것이다.
독서가 꼭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선 개인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이 조사에서 독서에 대한 인식 범위를 물어본 결과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을 독서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조사에서는 종이책, 전자책, 웹소설, 오디오북만 독서의 범주로 보았는데 응답자에 따라서는 기타 유형을 독서에 포함시켜서 응답했을 수도 있겠다.
독서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서는 성인과 학생이 각각 다른 응답률을 보였는데 아무래도 성인은 취미로, 학생은 목적성을 가지고 독서를 하는 경향이 뚜렷해 보인다. 이는 좀 안타까운 측면이 있는데 그렇게 독서를 하다 보니 성인이 되어서는 책을 멀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책과 독서를 좋아하고, 이러한 조사에서는 항상 '이상치(outlier)'에 해당하는 경우이기 때문에 내 경우를 다른 이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책 이외에도 정보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독서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들여서 하는 것이며 일종의 기회비용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것은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볼 수도 있기에 주관적 판단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조사 결과 요약에 대해서는 아래의 내용을 참고하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