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흐트러지지 않는 온도에 대하여
단정함이 다정함으로 곧장 귀결되는 건 아닐 테지만, 다정함은 단정함을 닮아 있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은 잔잔함, 그 고요 속에서 건너오는 온기. 누군가와의 소통이 아니어도, 스스로 혹은 홀로도 다정함은 존재한다.
반쯤 닫힌 노트북의 숨 고른 화면에도, 여백을 남긴 노트 위의 펜 끝에도, 좁은 골목의 정돈된 선들과 낡은 나무 창틀의 결에도, 도로가 낙엽을 쓸어낸 맨바닥의 자리에도, 식당 테이블 가운데 올리브오일 병이 놓인 동그란 자국에도 그렇게 고요히 머물러 있다.
이곳에서의 나날은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많기에, 내가 남긴 자리를 다시 들여다보며 단정함과 다정함을 지키는 일이 결국 내 일상의 태도가 되었다.
매일의 마음을 돌아보고, 흐트러지는 마음이 뭉개지지 않게 다듬으며 살아가는 일. 그것이 이방인의 삶에서 내가 지켜내는 조용한 온기다.
‘이방인’이라는 세 글자를 넘어, 그저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공간과 시간을 살아내고 싶다.
그렇게 살아가는 지금의 태도가 언젠가 누군가에게 단정하고 다정한 이로 남기를 바란다.
단정(丹情)의 태도로, 다정을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