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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GXING Aug 18. 2024

북한관광홍보 메인 사이트 둘러보기! 단촐? 심플?

[북한관광 22개 장면 중 여섯 번째]

북한관광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화면 가득 일출 사진 한 장이 놓여있다. 상단 왼쪽에 ‘조선관광(DPR Korea Tour)’이란 로고가 높여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언어를 선택하게끔 되어 있다. 화면 좌측 중간에는 ‘조선관광’이란 문구와 녹색으로 ‘개관’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개관’을 클릭하면 말 그대로 북한관광에 대한 개괄 설명이 팝업 형태로 등장한다.  


그 일출 사진은 강원도 통천군 총석정 사진으로 생각된다. ‘생각된다’고 한 이유는 별다른 사진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다. 다만 주상절리로 이뤄진 기둥들이 흔한 모습은 아니기에 짐작하기 어렵진 않다. 총석정은 학창시절 배웠던 관동팔경 가운데 하나인 그 총석정이다. 


홈페이지를 개설한 기관은 북한관광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국가관광총국. 외래관광객 유치의 기초는 당연히 홍보일진대 온라인 홈페이지 개설은 기본 사항이다. 2017년 새로 개편했다.  


북한관광 홈페이지도 나름 어느 나라 관광홍보 사이트와 마찬가지다. 요즘 추세가 그렇지 않은가. 관광객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매력적인 사진을 전면에 가득 배치한다. 나름 소위 UI(User Interface)에 신경 써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사진 한 장으로 북한관광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 한 듯하다. 


허나 딱 거기까지다. 메인 화면이 다른 사진으로 바뀌거나 관광콘텐츠 소개가 이어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이런 기분이랄까. “흠 인상적인 관광지네. 북한에도 이런 데가 있구나. 오케이 일단 알겠고, 다른 사진은 없나? 없잖아.”


언어는 5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본어이다.  우리나라 한국관광공사의 해외홍보 페이지(VisitKorea) 언어는 12가지 언어로 선택 가능하다. 일본 관광청 홈페이지는 26가지 언어 선택이 가능하다. 영어 선택이 국가별로 세분화 돼 있다. 캐나다(영어), 싱가포르(영어), 필리핀(영어) 등 이런 식이다. 일본 특유의 세밀함이랄까. 대만 관광청은 10가지 언어 선택지가 있다,


홈페이지 선택 언어를 보면 이 나라가 어느 나라 관광객을 중시 여기는지 드러난다. 북한에 있어 압도적인 국가는 중국이기에 중국어(간체)는 필수다. 서구 언어로는 영어만 선택 가능하다. 다른 언어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을 수도 있고, 또는 고려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겠다. 


북한관광 메인 홈페이지 모습
한국, 일본, 대만 관광당국 관광홍보 홈페이지


주요 기능 버튼은 8가지로 나열돼 있다. “첫페지, 불멸의 령도, 관광지, 주제관광, 관광소식, 다매체, 소개, 생태관광자원” 등이다. 북한 국가기관의 특성상 최고 권력의 동향과 미화는 필수이기에 이에 대한 소개 코너가 ‘불멸의 령도’ 란이다. 허나 의외다. 2022년 2월자 이후 새로운 글이 작성돼 있지는 않다. 


‘첫페이지’에는 최근소식, 관광소감, 여행사, ‘사진묶음’, 유익한 관광정보 등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소식’ 코너의 가장 최근 소식은 2024년 9월 8일로 적시돼 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이 8월이라는 점에서 분명 오타다. (에이 신경 좀 쓰시지~) 관광정보로는 입국수속, 전신/전화, 화폐교환, 우편, 의료봉사/전압, 국제열차시간표, 국제항로, 평양시간, 평양시내교통, 광명성절, 주체연호와 태양절, 국가적명절과 주요기념일 등이 등재돼 있다. 하지만 업데이트가 실시간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관광지’는 12개 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평양, 백두산지구, 남포지구, 구월산지구, 묘향산지구, 개성지구, 신의주지구, 사리원지구, 원산-금강산지구, 칠보산지구, 라선지구, 함흥지구 등이다. 각 지역별로 세부 관광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주제관광’은 관광업계 용어로 한다면 특수목적관광(SIT, Special Interest Tour) 관광일 것이다. 이 부분이 흥미롭다. 북한이 어디에 신경을 쓰는지 알 수 있기에 말이다. 13가지가 제시돼 있다. “운수애호가관광, 자전거관광, 평양시공중유람관광, 산악마라손관광, 건축관광, 파도타기관광, 대중교통수단관광, 로동생활체험관광, 태권도관광, 렬차관광, 체육관광, 등산관광” 이외에 주요 코너로 소개하고 있는 생태관광자원도 어떻게 본다면 SIT관광의 한 부분일 것이다. 


일반 단체관광 이외에 이러한 SIT 주제 관광 상품은 특정 여행사와 별도 계약을 맺고 그 여행사와 상품 개발을 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라톤관광상품은 고려투어스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진행하고, ‘우리투어스’와는 함경남도 마전 해수욕장에서 서핑투어 상품을 개발하는 식이다.  


사실 어느 나라나 SIT 상품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일반 관광상품은 단체관광상품의 경우 일반적인 코스로 이뤄져 있기에 재방문으로 이어지기 어렵지만 SIT 상품은 새로운 주제별로 재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고 상품 단가도 일반 상품에 비해 높게 책정되기 마련이다. 관광 만족도도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관광소감’ 코너에는 최근 러시아 관광단체의 방북이 주요 뉴스로 올라와 있다. 현재 7차 관광단이 북한을 방문한 모양이다. 8월 12일자로 관련 소식이 등재돼 있다. 기사 형태는 아니고 영상 자료이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여행사’ 코너이다. 모두 6개의 여행사가 등재돼 있다. 조선국제여행사, 조선국제체육여행사, 조선국제태권도여행사, 조선민족유산국제여행사, 평양고려국제여행사, 만경국제여행사. 차후 별도로 다룰 계획이기에 간단히 언급하자면 2010년대 들어 북한에도 여행사가 꽤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여행사간의 경쟁도 이뤄지는 모양새다. 보통 이들 여행사는 다른 국가기관 산하조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여행사의 수입은 그 기관의 수입으로 활용되는 형태이다. 


어느 국가의 관광을 총괄하는 온라인 홈페이지 치고는 비교적 단촐하다. 물론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자국 정보를 공개하거나 홍보하는 데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긴 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홍보는 외래관광객 유치에 있어 가장 기본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디자인 부분에서는 우선 나름 신경을 쓰려 했지만 딱 거기까지다. 메인 화면까지는 직관적인 페이지 구성이 이뤄졌으나 이후 사용자 편의나 디자인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콘텐츠 또한 부족하기는 매한가지다. 사진묶음에 등재돼 있는 사진 주제는 백두산, 묘향한, 금강산 등 7가지에 불과하다. 폐쇄적인 국가 특성상 속속들이 공개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새로운 콘텐츠를 궁금해 하는 글로벌 관광객 입장에서는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다. 페이지 구성과 내용은 북한관광 전문 여행사들의 홈페이지보다도 북한관광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다소 부족하다. (아 이게 혹시 은둔의 나라 이미지를 지속하기 위한 전략일까? 에이 너무 나간 생각일 듯)


북한관광 홈페이지에 등재돼 있는 백두산 모습


물론 타 채널과의 연동도 부족하다. 일반적으로 최근(머 최근도 아니다. 2010년대 이후 이뤄져 왔으니까) 관광홍보에 있어 SNS 채널을 활용한 홍보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러한 연동되는 SNS 채널을 소개하거나, URL을 게재하고 있지는 않다. 북한도 최근 유튜브나 중국의 더우인, 비리비리 등에 vlog 형태의 홍보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그러한 채널 소개가 북한 관광홍보 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종합적인 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는 있지 않은 것이다.  


북한 관광 당국자에게 한 가지 얘기해 줄 수 있다면 이런 말일 듯하다. “홈페이지를 보고 그 나라 관광을 나서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경은 쓰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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