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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n 07. 2023

캐나다 이민을 기를 쓰고 가려는 이유, 10억을 위해

30년 넘게 한 나라에서 살다가 그 나라를 떠나고 새로운 나라로 간다는 것은, 

정말 힘든 결정이다.

Unsplash의Metin Ozer

한국을 왜 떠나려고 하는가?라는 말에 1년 전에는 구구절절이 아이를 위해, 새로운 인생을 위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인지, 한국에서 더 힘들어보고 깨우치고 오라는 신의 계시인지, 1년이 넘게 집도 없고 갈 곳도 없이 이리저리 이런저런 일들로 인생을 채우며 캐나다 이민국의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수백 번, 내 스스로 질문을 했다. 


이민을 꼭 가야 하나??


그때마다 한 회사를 10년 다닐 정도로 순탄히 살았던 내가 갑자기 변할 수 있던 말을 되새겨본다. 

Unsplash의Steve Knutson

"잘못하면 나도 노년에 폐지를 줍거나 청소 일을 하거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할 수도 있겠다."

갑자기 이런 말이 마음속 안에서 피어났다.

지금과 똑같이 산다면 퇴직 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리스트가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왜? 한달에 부부합산 연금 300만원씩 받지만, 한쪽이 아프면 어떻게 하나??

노년에도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미래가 스쳐지나갔다. 
안일하게 살았던 나에게 하늘에서 불쌍해서 말을 건넸던 것일까? 내 스스로 이런 말을 떠
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에 대해 생각의 끈을 이어가니 태평한 내 삶에 큰 자극이 되었다. 
덕분에 나의 틀을 벗어나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맞벌이 월급 600~700만 원 벌면서 모을 수 있는 돈이 많이 없었다.

대략적으로 먼저 연금과 보험으로 150만 원가량이 나갔다.
(내 연금 40, 남편 60, 보험 한 명당 10만 원으로 40만 원에 부가적인 암보험)  
핸드폰 요금 및 공과금으로 40~50만 원
차량 유지비로 50만 원 
집 대출 비용 100만 원 
생활비 200만 원
각종 경조사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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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통장에 남는 100만 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었다. 
이마저도 각종 경조사 비용으로 빠져나가는 생활이 반복되었다. 
이렇게 모으는 돈 없이 30년을 산 후 퇴직을 하면 내 인생이 어떻게 될까? 

보험과 개인연금을 들며 노년의 삶을 준비해 놓는다고 생각했는데,
노년의 가난이 나를 압도했고 그때 어떤 책이 나에게 속삭였다.
보험회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하는 이익집단이라고...

그러다 내가 낸 연금에 들어가 예상 연금을 확인하니 처음 연금 들었을 때는 30만 원씩 10년을 납입하면  매월 100만 원씩 20년을 받는다고 했는데, 약 9년 납입 후 예상 연금을 보니 30만 원씩 20년 나오는 게 끝이었다. 


내가 속았구나!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0932425&memberNo=4553980


보험에 대해 어찌해야 될지 고민을 하다가 보험의 세계를 벗어났다. 그 여정을 말한 글을 첨부하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하지만, 보험과 연금을 없앤다고 내 노후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 돈은 고스란히 아이들 교육비로 나갈 것인데, 아이들 학원이 꼭 필요한가?? 한국의 특성상 맞벌이하려면 학원이 필요하다. 맞벌이를 안 하고 부모님께 맡기면 좋지만, 대체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건지 먹고살기 힘들어서 일을 하는 것인데 부모님은 나보다 돈이 더 많으면서 나에게 아이 봐주는 비용을 요구한다. 그 비용이라면 학원을 보내는 것이 눈치 보이지 않고 더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생 때 학원 강사를 해봐서 학원에서 해주는 것은 책을 함께 다시 읽고 편하게 정리를 해주는 곳이고 그것은 부모가 함께 하면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돈이 아깝다. 아니, 내 아이를 학원에서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학원비 2명에 200만 원이면 내가 일을 하는 것이 나을까? 집에서 아이를 보는 것이 더 좋을까? 

그때, 대학생 때 수업에서 감상문을 쓰라고 했던 식코(SICKO)라는 영화가 떠올랐고, 우연히 우리의 화살이 캐나다를 가리켰다. 

Unsplash의Mark König

캐나다를 알면 알수록 복지가 좋았다. 

우리 부부가 20년 동안 캐나다에서 일을 안하고 즉 연금 보험료를 한푼도 안내고 살았을 때, 65세 이후에 나오는 최저 연금이 부부 합산 250~300만 원이다.  만약 일을 했다면 + @로 연금이 나온다. 

 노년에 옛날 호주에서 보았던 한인 홈스테이나 셰어하우스를 한다면 그 또한 + @ 가 된다. 

20년을 더 산다고 생각했을 때, 받는 연금은 월 300만 원 *12개월 * 20년 = 7억 2천이 된다. 

캐나다 이민 시 연금 이득은 여기까지 생각하고 이번엔 한국에서 살 때 지출이다.
고정 지출에 대해 생각을 했을 때 한국에서 계속 산다면 내가 65세까지 평생 동안 내야 하는 4대 보험비는 얼마나 될까?


한국에서 월 400만 원을 번다고 생각하면 4대 보험료가 약 37만 원 정도가 매달 발생한다.  부부 합산 74만 원이다. 거기에 온 가족 실비+암 보험비 40만 원 총 70만 원씩 30년을 내면 2억 5천2백만 원을 낸다. 
30년만 내고 끝인가? 절대 아니다.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계속 내야하고 나이가 들면 할증이 된다. 안타깝게도 보험비만 내고 끝이 아니라 개인 부담금은 별도이고, 소득이 없는 노년에도 국민건강보험료는 납부해야 한다. 

만약 캐나다 이민을 가서 65세까지 일을 하면서 버티면 위에서 말한 연금 비용과 국민건강보험, 시 보험 비용을 합한 금액 약 10억이 생긴다. 

플러스로 아이들에게 들어갈 학원 비용 200만 원이 감소한다. 12년 동안 총 2억 8천8백이다. 
학원비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려고 하여 짧게 쓴다. 

대신 세금을 많이 내잖아!!


주위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만약 내가 연봉이 4,800만 원을 번다고 하면 한 달에 20% 정도 세금이 나간다.  부부 합산 800만 원을 번다면 세금이 160만 원이 세금이다. 

앞에서 말한 모든 내용을 표로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어떤 것은 더하고 어떤 것을 빼면 총 이득 보는 비용은 10억이라고 예측한다.


만약 병원에 입원한다면 캐나다는 치료비는 물론 입원비까지 모두 무료고 간병인 같은 시스템이 아닌
Care giver 시스템으로 나라에서 운영을 하니, 한국의 일반 요양 병원이 300만 원이라는 것을 가정했을 때 플러스로 몇 억을 아낄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캐나다는 부모가, 내가 아픔으로 인해
나와 내 자식이 가난해지고 고통받지 않는다.


캐나다로 이동하면 세금은 많이 내지만 매달 지출이 185만 원씩 줄어든다. 
물론 캐나다까지 가서 아이들 학원비를 쓰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달라지고 학원은 개인 취향이지만 나는 학원을 지양하기에 내 기준으로 적었다. 

부가적으로 키즈카페를 가고 싶어도 없어서 공원에서 뛰어놀아야 하고
저녁에 귀찮아서 외식을 하려고 해도 너무 비싸서 집에서 먹고,
술이 한잔 생각나지만 Liguor store 이 멀어서 포기하고, 
요구르트 아주머니가 없어서 놀이터 앞에서 요구르트를 사달라고 떼를 쓰지 못하고, 

이런 기타 비용을 더하면  지출은 더 줄지 않을까??

하지만 또 중요한 것은 집이 비싸다고 한다.

밴쿠버는 월세가 300만 원에 육박한다고 하니, 걱정이 태산이지만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롤러코스터 같은 집값을 보면 내년에도 어찌 될지 모르니 사서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집을 팔면 돈이 생길 것이고, 밴쿠버에 집을 산다면 30년 모기지를 끝내고 아이들이 출가한 노년에 셰어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으니 젊어서는 고생이지만 시간이 흐른다면 그 또한 좋은 일 아닌가. 

천만다행이도 SINP 신청으로 처음 가는 곳은 SK 주! 월세가 70만 원 정도인 시골이다. 
만약 그곳이 좋다면, 조금 더 날씨가 따듯한 곳도 있다고 하니 캐나다 시골에 살아도 될 것 같다.

그전에는 경쟁이 싫고 남을 미워하기 싫고 같이 뜬구름을 잡았다면, 이번엔 현실적인 숫자로 계산해 봤다. 

Unsplash의Vishwarajsinh Rana


나는 1년 동안 고된 일을 겪으면서도 내 현재를 위해 노년을 위해, 미래에 내가 아파도 가난해지지 않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캐나다 이민을 고집하고 있다. 


그렇다고 캐나다에 대한 환타지가 가득하지는 않다. 
말이 안 통하는 곳에서 외국인 노동자로써 일을 한다는 것은 할 말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너무 힘든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도 힘들고 캐나다에서도 힘들거라면 기왕이면 캐나다에서 힘든 것이 낫지 않을까? 

한국에서 의사를 하다가 캐나다에서 접시를 닦으려면 힘들것이다. 필리핀에서 온 의사나 변호사를 대한민국에서 인정하지 않듯이 캐나다인이 보는 한국의 의사와 변호사도 똑같지 않을까?
 

Unsplash의Anton Nazaretian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식당을 한 덕분에 명예가 아닌 몸으로 사는 직업이라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캐나다에서 요리하고 접시 닦고
살다보면 10억을 이득본다니
이렇게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난 돈이 있어서 이민을 가는게 아니라 돈이 없으니깐 이민을 간다.

대한민국은 돈이 있으면 가장 좋은 나라 일 것이다. 

이제 또 집도 없고 차도 팔고 아침마다 핸드폰 카톡으로 노미네이션을 확인 하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2주동안 지인들에게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인사를 2번씩 할 동안도 SINP 서류가 안 나와서, 색다른 경험을 위해 이번주 주말에는 베트남이나 놀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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