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똘맘 Aug 29. 2023

SINP 주말 수영장,
정말 캐나다에 오길 잘했다.

이제 9월이면 야외 수영장 들이 문을 닫는다. 8월도 마지막에 다다르니, 2023년 마지막 여름 야외 수영장을 데리고 갈 생각으로 집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리자이나 수영장에 방문했다. 


운전은 101km를 한 시간 동안 직진만 하면 된다. 남편은 크루즈 모드 108km/h로 고정시켜 놓고 편안하게 운전을 한다.

한 시간 동안 브레이크를 밟을 일 이 없는 곳이라고 하면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웃으며 차가 없어 운전하기 편안한 캐나다의 고속도로를 달려간다. 

오늘의 목적지는 리자이나에 있는 Wascana Outdoor Pool! 사진으로 봤을 때, 워터 슬라이드도 있고 
크게 있고 굉장히 좋아 보여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가격은 Family 가격 $13.51, 세금까지 합쳐서 $15 내고 들어갔다. 

한국 돈으로 15,000원이 안되는 가격에 온 가족이 수영장 나들이를 한다.

주차를 조금 걱정했는데, 앞에 대학 주차장이 넓게 있는데, 주말에 수영장을 온 사람들은 주차가 무료!

수영장에 들어가서 자리 잡고, 인증샷 하나씩 찍고! 


아이들 미끄럼틀에서 몇 번 타다가 아정이는 슬라이드로 직행!! 밑에서 기다리다가 올라가라고 하면 열심히 계단 위로 올라가면 된다. 슬라이드 타는데 10분도 채 안 걸렸다. 

남편과 아정이가 2번 타고 오고 나도 타고 싶어서 한번 타러 갔다가 우리 뒤에 오는 아이와
잠깐 Small Talk를 하며 즐겁게 타고 왔다.

캐나다 수영장에는 점프대와 암벽 등반도 있어서 사람들이 다이빙을 하면서 수영장을 즐긴다.

사람들이 줄 서있어서 무슨 줄인가? 하고 가보니, 온수풀 들어가는 줄이었다. 

35명씩 인원 제한이 있어서 줄 서서 들어가야 한다. 캐나다 수영장은 물이 차가워서 온수 풀이 인기다.
수영장에 처음 들어가서 그늘 밑에 자리를 잡으려다가 아정이가 수영하면 추워지니깐 햇볕 밑에 자리 잡자고 했었는데, 왜 사람들이 햇볕 밑에서 일광욕을 즐기는지 알 것 같다. 
물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으슬으슬 떨린다. 

구명조끼도 비치되어 있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캐나다는 어느 수영장을 가던 조끼는 무료로 제공되는 것 같다.

편의 시설은 샤워장과 로커가 있는데, 샤워장은 남탕, 여탕이 아닌 개인별로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샤워 후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옷 갈아입는 곳도 간단하게!  시설이 간단하다. 
매점이 하나 있는데, 우리는 집에서 밥 한 통에 김을 가져와서, 김에 밥을 싸서 아이들을 먹이고,
어른들은 어제 CO-OP에서 산 샐러드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아정이가 친구가 같이 논다고 했다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고 남편이 혼자 털레털레 돌아온다. 


아정이가 리자이나에
친구가 어디 있어!!!???


깜짝 놀라서 후다닥 수영장으로 가보니, 아까 슬라이드를 탈 때, 뒤에 있던 아이가 아정이한테 같이 놀자고 했나 보다. 둘이 함께 수영을 하며 한동안 놀다가 아정이가 다시 왔다.

2시간 반쯤 놀고 지친 몸으로 집에 가자고 졸라서 잘 꼬셔서 밖으로 나왔는데, 옆에 놀이터도 갔다가 집에 가자고 한다. 놀이터에는 생일 파티가 한창이다. 


생일 파티의 클라이맥스인 사탕 바구니 깨기 차례였나 보다. 
"Who wants next? "라는 말에, 우리 아준 이는 "ME ME ME ME!!"를 외치며 생일 파티에 합류했다.
어이없는 모습을 보며 우리 부부는 깔깔대고 웃었다. 아이들 덕분에 웃을 일들이 넘친다. 


캔디가 쏟아지니, 주위에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도 우르르 뛰어간다. 
아정이는 9살이라, 자제할 수 있나 했는데, 아정이까지 흥분을 이기지 못하고 뛰어가서 사탕을 주웠다.
부모 입장에서 웃기기도 하지만 민폐를 끼치는 중이라, 아이들에게 가서 안된다고 했는데, 핸섬한 아빠가 괜찮다고 사탕을 가져가라고 해서, 고맙다고 말을 하고 사탕을 먹었다.

조금 후에 멋진 아빠가 다시 오더니, "케이크 먹을래?"라고 물어봤다.

"Sure! Thank you very much!"
" I thought you like it."
내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다니... 외국인에게도 베풀어주는 친절이 고맙다.
잔디밭에 앉아서 초코 케이크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으로 Play Time!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이쪽 저쪽을 다니며 즐겁게 논다. 
한국에서 영어 공부를 단 한 번도 시키지 않아, 잘 못하는 영어지만 친구를 사귀기에 충분하다.


엄마, 나랑 놀래?가 영어로 머였지?


아준 이가 와서 살짝 물어본다. "Can I play with you?"라고 물어보면 돼!! 혼자 중얼거리며 친구에게 가더니 이내 함께 뛰어다닌다.  
아정이가 다른 친구가 생기니, 캐내디언 친구가 삐지기도 하고, 곧 함께 놀기도 하고 한국 놀이터의 모습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모르는 애들과도 친해지기 쉽다는 것.
생일파티에 온 아이들이 그룹이라 우리 아이들이랑 안 놀아 줄 것 같았는데, 새로운 친구에게 관대하다.

조금 큰 아이들은 작은 아이들을 챙기기까지 한다.
그네에 줄 서있는 아정이를 보고, " 너 그네 타고 싶어?"라고 물어보고 "Yes."라고 대답하니,
"그럼 내가 탄 후에 네가 타!"라고 말하고 조금 타더니 아정이에게 양보해 주고 아이들을 밀어준다. 
그네를 밀어 달라고 부모를 부르는 게 아닌 서로 밀어주며 논다.

신기한 것은 부모든, 아이든 놀이터에서 핸드폰을 하는 사람이 없다. 
부모들은 책을 보거나 다른 부모와 Small Talk를 하거나 아이들을 보면서 즐긴다. 

마지막으로 캠프파이어를 한다면서 나뭇가지를 주어 오는데, 8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놀고 있었다. 
놀이터에서 2시간을 보낸 후 집에 가자고 하니, 아이들에게 See you later 을 외치며 돌아온다. 

애들 너무 적응 잘 한다.
진짜 잘 왔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캐나다에 온 만큼 외국인으로 차별받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2시간 내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고 걱정이 없어지고, 뿌듯함이 올라온다. 

15,000원으로 온 가족이 수영장에 올 수 있는 것도 좋고 초등학생 고학년들도 건강하게 뛰어노는 것을 보며, 다시 한번 더 아이들을 위해 캐나다에 온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한 주말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캐나다 시골 일상, 캐나다 도서관에서는 선물을 준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