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똘맘 Sep 07. 2023

파이어족의 다음 퍼즐.. 캐나다 이민

우리는 계속 파이어족에 대하여 생각했다. 

한국에서 파이어족이 유지될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낮았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은 펜션 운영 및 귀농을 생각했다. 

시골에 집을 사서 시골체험하는 펜션을 운영하고 텃밭을 가꾸고 마늘, 양파, 파, 오이, 당근, 감자, 토마토등을 가꾸며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면 어떨까 싶었다. 

하지만 이내 내 아이들에게 원망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학원과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살면서 모두의 결승점인 수능을 위해 달리라고 한다면 정말 나쁜 부모다. 

그렇다고 사업을 배우라고 한다면 아동학대라고 수군거릴 테고 귀농은 패스!  


우리가 파이어족이 되면 어떤 것이 문제 일까? 본질적으로 생각해 보면, 

다른 나라도 비슷하지만 한국 또한 자본주의가 심각한 사회라 돈을 벌지 않으면 무너진다. 

특히 노년에 문제가 된다. 내가 언제까지 살 지 모르지만, 숨만 쉬어도 들어가는 생활비에, 노년에 아픈 것은 당연한데 요양병원에 입원이라도 하면 월 300만 원은 그냥 깨진다. 늙고 죽는 것은 하늘의 이치인데, 언제부터인지 아픈데 병원에 모시지 않으면 불효자가 된다. 병원비만 들면 다행이다. 병원에서 간병인을 두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니 내 몸뚱이가 아프면 자식이 가난해진다. 

그럼 나의 자식에게 내가 파이어족이었다는 것은 본인이 일하기 싫어서 젊은 시절 노동 활동을 멈춘 이기적인 나쁜 부모 밖에 안 되는 일이다. 


65세 이상이 되면
연금이 나오고 의료가 무료인 나라. 


늙어서 호위호식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연명하며 살고 싶다. 

해외여행 다녀왔다고 차를 바꿨다고 금팔찌를 샀다고 자랑을 하며 내 자식의 먹을거리를 뺏고 싶지도 않다. 

의료가 뛰어날 필요도 없다. 노환으로 아프다면 아픔만 없을 정도만 되면 된다. 

진시황제도 해결하지 못한 회춘인데, 우리라고 별 수 있나. 

회춘을 위해서라면 운동 하나 정도면 된다. 그저 무료로 진료를 받고 수술을 하여 내 자식들이 나로 인해 가난해지지만 않으면 된다. 


정말 파이어족으로 은퇴할 수 있는 나라가 나에게 나타났는데, 그것이 캐나다였다. 

웃긴 것은 내가 캐나다를 찾은 건지 캐나다가 나에게 온 건지 모르게, 그냥 막연히 자고 일어나니 "캐나다에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Unsplash의 Greg Rakozy

나는 이런 것을 우주의 계시라고 말을 한다. 

난 종교도 없고 사이비를 믿거나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우주의 계시를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전자기기를 가까이하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못 받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정말 이상한 사람 같지만, 벌이 태어날 때부터 꽃들을 수정시키는 일을 하고 꿀을 만들고 나무는 이산화 탄소를 산소로 바꾸고 개미는 땅에 있는 유기물들을 치우는 것을 교육해서 받아서 하는 일일까? 그 또한 우주 계시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조금 갈까?  

 30년 동안 읽지 않던 책을 갑자기 본 것이나 주식 초보가 테슬라 주식을 한 것이나, 보험 맹신하는 부모 밑에서 10년 동안 보험비를 내다가 한 번에 해약한 일이나, 우울증 올 정도로 지친 삶이나, 유튜브를 하겠다고 시작한 것이나, 우리 남편이 유튜브 편집을 해준 것이나, 가족에 연연하지 않아도 되게끔 나에게 힘든 삶을 준 부모나 대학생때 글쓰기 점수 C-였던 내가 글을 쓰는 것 처럼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일들이어서 더욱 우주의 계시구나 생각한다. 그냥 모든 것들이 나를 캐나다로 이끌었다. 


캐나다에 이민 갈 수 있는 조건은 우리 가족에게 100% 맞았다. 남편이 Cook이고 10년 동안 음식일을 했다. 

남녀 사이도 한 접점이 없으면 평생 남이다. 어떻게 나에게 Cook 인 남편이 왔을까, 15년 전부터 캐나다 이민은 나에게 정해진 길이었다고 생각하면 소름 끼치지만, 나는 무역을 하던 사람이라 영어에 무서움이 없는 사람이다. 끼리끼리 만나는데 무역을 하는 사람과 요리를 하는 사람이 만나서 결혼하기란, 쉽지는 않다. 


물론 IT로 이민을 하거나 간호사, 유치원 강사, 대학 강사 등 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요리하는 사람 중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영어와 관련된 모든 일은 와이프가 할 테니... 남편은 내 덕분에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줄었다. 


그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65세까지 버티면 되네? 

 

일 년에 2,400만 원을 쓴다고 치면, 30년이면 7억 2천만 원이 된다.

 65세 이후에는 연금으로 살면 된다. 

누군가에게 세상 멍청한 계획으로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최고의 계획이다. 

Unsplash의 Towfiqu barbhuiya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도 우리에게 들어가는 의료비도 없고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학원비도 없다. 

정말 게으름의 끝을 달리는 계획이다. 


아이들의 교육은 캐나다를 가면 영어를 할 테고 그럼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최소 영어 선생님이다. 

본인 그릇이 더 크다면 우리 부부가 그랬던 것처럼 그것은 본인이 알아서 할 테니 걱정 없다. 


캐나다 이민을 완성하면 우리에게 이제 돈이란 것은 생존이 아니라 풍요를 위한 것이다. 

그렇게 파이어족을 위한 퍼즐로 캐나다 이민을 확정 지었다. 

Unsplash의 Karla Hernandez


작가의 이전글 파이어족에게 우울감이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