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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Sep 23. 2023

난 캐나다 시골에서 뭐 해야 할까?


SINP로 캐나다에 온 지도 3개월이 지났다. 
영주권 파일 넘버는 누구는 2개월 만에 나왔다고도 하는데, 아직 소식 없다. 
그래도 살 집이 있고 남편은 일할 일자리가 있고 아이들은 즐겁게 갈 수 있는 학교가 있느니,
영주권이 늦게 나오더라도 초초하게 기다리는 일은 없다.

천천히 나오면 천천히 이동하면 되고, 빨리 나오면 빨리 이동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생활할 수 있어서 안정감 있게 영주권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Unsplash의 Shaurya Sagar

길었던 방학이 끝나고, 드디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도시락을 싸고 아침을 먹이고 양치하라고 5번 말하고 옷 입으라고 5번 말하고 양말 신으라고 10번 말하면, 8시 15분, 그렇게 집 앞에서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워서 보내고 나면 남편과 공원 한 바퀴를 산책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산책을 끝나고 오면 9시 30분. 
그 후 장을 보러 가거나, 집을 치우거나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가 10시 30분에 남편은 아래층으로 출근한다. 남편의 출근 후남편이 점심을 먹으로 오는 2시까지 총 4시간 동안 컴퓨터를 켜고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지금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마스크 회사 MD로 코로나 때 잘나가다가 이제는 잠시 착륙을 시도하는 회사의 업무를 간단히 하고 있다. 업무라고 하고 월급 받기도 미안할 정도로 간단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식비를 버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라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내가 일할 것이 없나 열심히 찾아서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캐나다 시골에서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시간을 보내기에는 책보다 좋은 것은 없기에 한국에서였다면 고민 없이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읽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만 읽어서는 내 인생이 변화하지 않는다. 
다행히 캐나다에서 한국 책을 무한정 읽을 수 없기에 책을 방패 삼아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뭐라도 해야 한다.


What's your job??


한국에서 배우기에 직업과 나이와 가족 관계 등 개인적인 것을 외국 사람에게 물어보면 실례라고 배웠는데, 캐나다에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내 직업을 물어본다. 그럼 이 기회에 일을 해 볼까?? 

Unsplash의 Shaurya Sagar

사실, 캐나다 시골은 일하는 사람이 부족하다. 그래서 NEWCOMER CENTER에 가면 함께 이력서를 준비해 주고 내가 일할 수 있는 직업을 소개해 준다. 

맥도날드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은 힘들 거 같아서, 집 앞에 있는 마트인 CO-OP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당연하게도 연락이 안 온다. 일하는 시간을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월~금요일을 넣었기에, 그 시간에 일하고 싶은 사람은 차고 넘칠 것이다. 
NEW COMER CENTER를 방문하여 일자리를 구해 볼까??라는 생각도 조금 들기는 하는데.. .. 머릿속이 복잡하다. 

차후 대도시를 간다면, 내가 배워보고 싶던 이민, 유학 관련된 일자리나 원래 하던 무역 일자리나
BOOKKEEPER , 마사지에서 일하려고 하는데, 시골에는 그런 일자리가 없다. 

대학을 다시 다니고 그 후 전문직으로 취직해 볼까?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30대 후반, 아이가 둘이나 되는 엄마인데, 아이들 서포트를 해야지.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은 허영심 같고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돈을 비슷하게 벌 수 있는 곳에서 또 교육이 중요한 것으로 느끼고 한국과 비슷하게 나를 채찍질해서 지내려고 하는 것은 내가 추구하는 게으르고 편하게 지내는 것과 또 다른 노선을 가는 것 같아서 대학은 접어 두었다.  


글을 쓸까?
Care home에서 일을 할까?


시골에서 흔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는 요양원이다. 어느 요양원이나 인력이 부족하여 항상 사람을 구한다고 하여 영어도 배울 겸 무료한 시간도 때울 겸 그리고 케어기버에 대해 정보도 얻을 겸 요양원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를 해봤다. 

 
"1년은 놀아, 애들 돌보고, 일도 하고 있는데, 또 일하고 맨날 피곤하다고 하게??" 

빙고! 내가 원해서 일을 하고 또 힘들다며 찡찡 거리겠지... 

그럼 돈 욕심 살짝 접고
인생 마일리지나 쌓아 볼까?
Unsplash의 lilartsy

결국 일 욕심을 살짝 접어 놓고 글을 쓰기로 했다. 

캐나다에 오기 전에, 정보가 많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글을 보면, 죄다 광고고 홍보였다. 
이쁜 글, 이쁜 사진, 이쁜 이야기들... 포장된 정보들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한국에서 진짜 캐나다 생활을 알기가 어려웠기에, 일 년 동안 쉬면서 아이들 학교 이야기, 캐나다 생활 이야기 등을 쓰면서 지내려고 한다.   

글 하나에 2~3시간 걸려서 쓰지만 다른 사람이 읽기에는 5분이면 한 페이지가 끝날 것이다.
그래도 차곡차곡 마일리지를 쌓고 내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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