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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Oct 14. 2023

캐나다에서는 우유를 조심하세요!

다양한 인종이 모인 만큼 다양한 알레르기가 존재하는 것 인지, 캐나다는 알레르기가 많은 나라라고 말을 한다. 알레르기가 개인마다 다르기에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각자 점심을 준비하라고 하고 아이들끼리 음식을 나누어 먹지 못하게 한다. 한국 음식에 대해 궁금해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던데, 나누어 먹지 못하니 이 맛있음을 알릴 수도 없어서 안타깝다. 


신기하게도 우리 가족 전체가 캐나다에 와서 알레르기를 발견한 경우가 있다. 
그 음식은 한국에서는 문제없었던 우유다.

캐나다 우유는 몇 프로인지가 표시되어 있다. 유지방을 표시해 놓은 것 같은데, 한국의 우유와 비슷한 것은 2%라고 사장님께서 설명해 줘서 한국에서 먹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사서 마셨다. 


물갈이를 좀 오래 하나 보네...


아이들과 남편이 2주일이 넘도록 배가 아프고 묽은 변이 나왔다. 
나라를 옮기면서 물갈이 때문에 아플 수도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겠지 생각하며 참고 있었다.
2주가 지나자 잠시 괜찮아졌는지 알았는데, 또다시 시작이 되었다.
음식이 잘못되었나? 생각해 보면 크게 잘 못 될 것 같은 음식은 없었고, 아프면 다 같이 아파야 하는데,
나는 멀쩡했다. 자세히 관찰한 결과 아이들이 유제품을 먹으면 묽은 변을 봤다.


우유가 문제 있는 것 같은데?


아이들에게 실험을 해 보고자 며칠 우유를 끊었다가 다시 주어봤다. 역시나, 우유를 먹을 때는 배탈이 나고 우유를 먹지 않을 때는 괜찮았다. 


10년 전 회사에서 일할 때 독일인 사장 가족이 와서 서울 관광 가이드를 맡은 적이 있는데, 사장 와이프가 특이한 우유를 자꾸 찾아서 무지하게도 우리는 그런 우유가 없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결국 호텔 옆 백화점 식품관에서 찾았다.) 
'한국 우유는 안전한데, 우리 우유가 믿음직스럽지 않나?'라고 생각을 하며 지나갔었는데. 그 이유를 이제가 알게 되었다. 캐나다에 와서 우유를 먹으니 예상치 못하게 바로 배탈이 난 것이다.  

유제품도 종류도 많고 신기한 맛도 많은데, 배탈 때문에 아이들이 먹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 후 우유 코너에서 보니, Lactose free 우유와 요구르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배탈이 나지 않는 우유구나 생각하고 구매해서 먹어보니 그전에 Original 우유를 먹었을 때의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우유가 참 좋구나~


한국에 대한 이상한 국뽕에 취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의 관점은 조금 다르다. 
왜 굳이 한국은 우유를 모든 사람들이 마실 수 있게 변형을 시켰을까? 

나는 우유가 좋은 식품이라고 세뇌를 받고 하루에 500ml를 마시면서 자랐는데, 키가 160cm까지도 안 컸다. 내 남동생은 더 심하다. 키를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물 대신 우유를 마셔서 하루 1L 넘게 마시고 농구까지 열심히 했는데 170cm 도 안된다. 우유를 마시는데도 키가 크지 않는데, 왜 자꾸 마시라고 할까? 

어린 시절에 체하거나 속이 안 좋을 때는 요구르트나 요플레를 마셨었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고, 어느 날은 속이 너무 안 좋아서 한의원을 방문했었다. 진찰이 끝나고 한의원에서 속이 안 좋을 때 먹지 말아야 할 식품이라며 종이에 도장을 쾅 찍어 주었는데,  우유, 요구르트, 요플레, 주스, 치즈같이 내 소화를 위해 즐겨 먹던 것들을 알려줬다. 평생을 속이 안 좋을 때 먹지 말아야 할 것들을 속이 안 좋을 때 약처럼 생각하며 먹고살았는데,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고 그날 이후로 내가 진짜라고 알고 있던 건강 상식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생각을 했다.   

한국에서 젖소 농장을 잘 보지 못 했는데, 초등학교에 우유 급식을 시작으로 한국인이 마시는 어마어마한 양의 우유를 공급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의문이었다. 

책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지금 세계에 우리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는 책들을 여러 권 읽었다. '우유의 역습' 또한 그중의 하나로 젖먹이 이후에 젖을 먹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고 그것도 어미의 젖이 아닌 소의 젖을 인위적으로 먹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고 이 행동은 100년 전에는 없던 행동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보며 공감도 하고 깨닫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우유가 칼슘 관리하는 능력을 잃게 만들어 골다공증을 부추긴다는 내용과 유방암, 자궁 암의 발생을 높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책에 나오는 내용 중에, '젖먹이 시절이 끝나면 우유를 먹을 수 없는 몸으로 변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말에 한국인들은 대부분 우유를 먹는데, 무슨 소리지? 생각을 하며 이해를 못 했는데, 캐나다에 와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번 주말에 우유가 문제니 Tim Hortons의 Iced Capp도 조심하라는 내 말을 듣지 않은 남편은 역시나 화장실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본인도 커피를 마시고 싶다며 몇 모금 뺏어 마셨던 쩡이 또한 복통과 묽은 변을 마주해야 했다. 

진짜 우유를 마시면 안 되나 봐...


이런 일들이 일어난 후남편도 멋쩍게 나의 의견에 동의하기 시작한다. 왜 남편은 내가 말하면 항상 처음에는 뒷등으로도 안 듣는지 모르겠다. 

왜 우리는 우유가 좋다고 마셔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서 어린이집에서부터 급식으로 먹이면서 우유에 중독되게 만들까? 왜 굳이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을 먹게 함으로써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일까? 
캐나다에 오니 한국에 대해 의문이 드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만약 캐나다에 와서 배탈이 난다면, 내가 오늘 우유가 든 식품을 먹었는지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대게 팀홀튼에서 유명하다는 아이스 갭을 마시고 3시간 안으로 복통이 있다면 100% 우유가 문제다.

우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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