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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Oct 18. 2023

캐나다 SK주시골 초등학교 인종 차별?

아이를 데리고 이민을 간다면 우리 아이가 인종차별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 

나도 아이들이 겪을 인종 차별에 대해 걱정은 했지만, 한국에 살던 우리 또한 차별을 하니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키우자면서 캐나다에 왔다. 

처음 학교에 가면 3개월은 울고 간다고 들어서 마음을 굳게 먹었지만 영어를 모르고 학교를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울고 오지도 않고 학교생활에 크게 지장 없이 따라가는 것을 보고는 한시름 걱정을 놓고 있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Photo day라고 하여 아이들 증명사진과 반 전체 사진을 가져왔다.


엄마! 얘는 칼리고, 얘는 헤일리고, 얘는 예셔고...
또 얘는 빌리고...


쩡이와 쭌이가 서로 앞다투어 나에게 친구를 소개해 준다면서 사진 속 친구들을 손으로 가르치며 이름을 알려준다. 어려운 이름을 어찌나 그렇게 잘 외웠는지... 이름 소개가 끝난 후 어떤 친구와 잘 노느냐고 물어봤더니, 반에서 반 이상의 아이들을 호명하며 본인의 좋은 친구라고 한다. 
Grade 3의 쩡이는 한국에서는 남자는 친구가 아니고 적이라는 태도를 보였었는데, 캐나다에서는 같이 노는 남자친구도 있다면서 이름을 알려주어 깜짝 놀랐다. 

Unsplash의CDC

캐나다 밴쿠버, 토론토 같은 대 도시에는 이민자들이 많아서 한 반에 아시아인이 40% 정도 된다는데, 캐나다 시골인 SK 주에서는 반에 한두 명 빼고 전부 케네디 안 들이다. 그래서 이민자들에게 호기심으로 다가가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괴롭히는 친구는 없어?


내 말에 쩡이는 없다고 했지만 쭌이는 남자 아이고 너무 부산한 아이라 그런지, 남자애 한 명과 여자애 한 명이 본인을 괴롭힌다고 했다.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니 신발 갈아 신다가 발을 잠깐 밟은 것뿐이다. 

Unsplash의Markus Spiske

다행히 캐나다 시골 마을에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인이어서 차별 받는 것은 없다. 

그저 영어를 못해서 놀기 불편할 뿐인 것 같다.

인종차별을 하는 이유도 어찌 보면 질투고 미움이다. 
캐나다 사람들이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동양인들이 들어와서 집값 올리고 본인들 돈과 물건 자랑을 하고 자기네가 잘 난 것처럼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 있으면 핍박하고 싶고 괴롭히고 싶어진다. 반면에 검소한 것 같고 뭔가 못 사는 것 같으면 도와주고 싶고 모르는 것은 알려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목에 힘을 잔뜩 준다. 그럼 서로 감정이 상하고 싸움이 시작된다.

아직 캐나다 시골에는 동양인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아시아 사람들이 못 산다고 생각하고 우리를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많다.
어찌 보면 대도시보다 캐나다 시골이 아이들 유학하기에는 환경이 더 좋다. 

어제저녁 자기 전에 침대에서 핼러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쭌이가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물어보니 가람 유치원 친구가 이야기를 해줬었다면서,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한국에서는 친구들과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하며 소통을 할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말이 안 통해서 몸으로 밖에 놀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했다. 


영어 공부를 더 하면
여기도 수다 떨기 좋을 거야!


캐나다에서 인종 차별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한국에서 하는 인종 차별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고 걱정 말라고 해주고 싶다. 문제는 언어다. 모든 사람들이 말하듯 캐나다에서는 아이들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만 걱정하면 된다. 

Unsplash의Siora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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