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환상 동화 #9
우츠즈로에서 생긴 일 1화
[현장 메모 — 1차 기록 / 2031년 11월 4일(월)]
도착 시각: 오전 11시 22분.
기상: 흐림, 해무 짙음. 시야 약 40m 추정.
파고: 목측 1.5~2m. 방파제 너머에서 주기적인 충돌음.
교통: 긴키 본선 우츠즈로역 하차 후 도보 이동. 택시 없음. 버스 노선 운휴.
목적: 실종자 야나기다 유카(柳田 裕香, 29세, 여)의 소재 파악.
유카의 마지막 연락: 10월 19일 오후 8시 41분. 문자 내용 → "여기 좀 이상해. 나중에 전화할게." 이후 불통.
역 플랫폼에는 자판기가 하나 있었다.
음료수가 아니라 방충제와 우비를 팔고 있었다.
역사(驛舍) 밖으로 나오자 소금 냄새가 났다.
가장 먼저 느낀 건 냄새였다.
바다 냄새라기보다는, 오래된 목재가 소금을 흡수하다 그대로 썩어가는 냄새.
방파제 쪽에서 바람이 불어왔고, 그 바람은 안개를 밀어내지 못했다.
안개는 그냥 있었다.
수평으로, 균일하게,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끊기는지 구분 없이.
나는 우산을 폈다.
비가 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공기 자체가 축축했다.
머리카락이 이마에 붙었다.
역 앞 도로는 2차선이었고, 신호등이 하나였다.
신호등은 깜빡이고 있었다.
차는 없었다.
파란 도리이가 보였다.
처음 봤을 때는 착각인 줄 알았다.
안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도리이는 원래 선명한 주홍빛이다.
이것은 달랐다.
오래된 멍처럼, 어둡고 깊은 남색.
가까이 갈수록 색이 더 짙어졌다.
도리이 기둥 아래에 안내판이 있었다.
우츠즈로 해신사(海神社) — 본전(本殿) 200m
※ 본 신사의 도리이 색채는 2009년 신사본청(神社本庁) 공인 특례 제476호에 의거하여 합법적으로 인가된 것입니다. 방문객의 양해를 구합니다.
나는 안내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특례 제476호'라는 숫자를 수첩에 그대로 옮겼다.
공인.
합법적으로. 인가.
마을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도리이가 더 많았다.
골목 어귀마다 하나씩. 높이가 제각각이었다.
사람 키만 한 것도 있었고, 차가 지나갈 수 있을 만큼 큰 것도 있었다.
모두 같은 남색이었다.
안개 속에서 그것들은 표지판처럼 보이기도 했고, 경고문처럼 보이기도 했다.
어떤 용도로 기능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숙소는 예약대로 있었다.
'미나토소(みなと荘)'라는 간판이 달린 2층짜리 목조 건물.
현관 앞에 장화 여러 켤레가 일렬로 정렬되어 있었다.
모두 같은 사이즈였다. 신었던 흔적이 있었다.
주인은 50대 여성이었다.
나를 보자마자 우산을 받아들고 말했다.
"취재 오셨어요?"
관광객이냐고 묻지 않았다.
"네?" 나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택했다.
“아, 아니에요. 여기 작성 좀해주시겠어요?"
그녀는 체크인 서류를 건넸다.
이름과 주소, 직업란이 있었다.
직업란 옆에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기입 필수.
나는 '프리랜서'라고 썼다.
주인 여성은 서류를 받아들고 딱 한 번 그 줄을 봤다.
그리고 더 묻지 않았다.
2층 맨 끝 방 열쇠를 건네며 말했다.
"밥은 7시예요. 항구 쪽은 밤에 가지 마세요."
"왜요?"
"미끄러워서요."
방은 다다미 6조(畳) 크기였다.
창문은 항구 방향이 아닌 산 쪽을 향해 있었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가, 바로 닫았다.
곰팡이 냄새가 안개와 함께 들어왔다.
짐을 풀면서 유카의 연락처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연결이 되지 않았다. 통화 기록을 올려다봤다.
10월 19일 이후로 발신 표시가 46번 찍혀 있었다.
나는 수첩을 폈다. 유카에 대해 내가 확인한 것들을 다시 순서대로 적었다.
— 야나기다 유카. 29세. 전직 출판사 편집자, 현재 무직.
— 우츠즈로에 온 이유: 불명. 마지막 통화(10월 12일)에서 "옛날 자료 찾으러 잠깐만"이라고 했음.
— 실종 신고: 없음. 가족 연락 불가(고아, 연고 없음).
— 경찰 문의 결과: "성인의 자발적 이동으로 추정되며 현재 수사 착수 요건 미충족."
가족도 없고, 신고도 없고, 수사도 없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었다.
수첩을 닫고 창밖을 봤다. 안개는 여전히 있었다. 산 중턱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을 때 밖으로 나갔다.
우비를 입고, 수첩과 IC녹음기를 가방에 넣었다.
카메라는 숙소에 두었다. 우선 사진보다 말이 먼저였다.
마을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항구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은 도로 3개, 그 사이를 채운 골목, 그 골목 끝마다 파란 도리이.
상점은 많지 않았다.
수산물 가게, 이자카야, 편의점 하나.
우선 편의점에 갔다.
편의점 냉장고 칸 몇 개가 비어 있었다.
유통기한을 확인했다.
대부분 이틀 전이었다.
길가에는 사람이 몇 명 있었다.
대부분 중년 이상의 남성이었고, 대화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선이 마주치면 먼저 다른 방향을 봤다.
나는 주민 두 명에게 말을 걸었다.
첫 번째 남성은 어망을 정리하고 있었다.
유카의 이름을 대자 손을 멈췄다. 2초 정도. 그리고 다시 어망을 정리하며 말했다.
"모르겠는데요."
두 번째는 어린 여자였다. 20대 초반으로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쳤고, 유카 이름을 꺼내기 전에 이미 방향을 틀었다.
나는 뒤에서 "잠깐만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오후 3시. 방파제 끝.
항구 안쪽은 어선들이 묶여 있었다.
어선들은 흔들리고 있었지만,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갑판 위에 그물과 폴리에스테르 통이 올려져 있었다.
통 표면이 남색으로 얼룩져 있었다.
나는 그것이 도료인지, 조류(藻類)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지 알 수 없었다.
방파제 끝에서 나는 수첩에 그것을 그냥 기록했다.
남색 얼룩, 출처 불명.
그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났다.
걸음걸이가 느렸다.
멈출 생각이 있는 사람처럼 처음부터 천천히 걷고 있었다.
나는 돌아봤다.
검은 우비를 입은 남자였다.
20대 후반으로 보였다.
키가 컸고, 비에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 위에 붙어 있었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먼저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3초쯤 침묵이 있었다.
그가 말했다.
"저기……."
목소리가 낮았다. 그리고 그다음 문장을 내뱉기 전에,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 이름, 아까 저 아저씨한테 물어보셨죠?"
나는 수첩을 닫지 않은 채로 그를 봤다.
"들으셨어요?"
“마을이 꽤나 좁아서요."
그는 어깨를 약간 움츠렸다.
이상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대답이었다.
“……. 혹시 아시나요? 야나기다 유카."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방파제 너머 바다를 한 번 봤다.
시선이 돌아오기까지 3초가 걸렸다.
"여기서 그 이름 계속 부르시면 안 좋을 것 같아서요."
"왜요?"
"……그냥요." 그가 말했다.
“듣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나는 IC녹음기의 전원을 슬쩍 올렸다.
가방 안에 손을 넣고, 소리 없이.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그는 잠깐 뜸을 들였다.
그리고 뜸을 들이는 방식이 이상했다.
이름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람의 침묵처럼 보였다.
"카이라고 해요."
성은 말하지 않았다.
나는 그것도 수첩에 기록했다.
검은 우비 남자. 카이. 성 없음.
카이는 나와 나란히 방파제 위에 서 있었다.
먼저 앉자고 하지도, 자리를 옮기자고 하지도 않았다.
그냥 거기 있었다.
파도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우비 자락이 펄럭였다.
"여기 오래 사셨어요?"
"나고 자랐어요."
"그러면 야나기다 유카를 아실 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가 말을 끊었다.
하지만 말투는 날카롭지 않았다.
오히려 피로한 사람의 어조에 가까웠다.
"근데 그 사람이 여기 왔었다는 건 알아요."
"어떻게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발밑을 봤다. 방파제 블록 사이에 해초가 끼어 있었다.
남색에 가까운 짙은 초록빛이었다.
"외지인이 오면 티가 나요." 그가 말했다.
"특히 혼자 온 여자는."
나는 그 말의 함의를 분석하려다 잠시 멈췄다.
"혼자 온 여자가 왜요?"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침묵이 더 길었다.
파도가 방파제를 한 번 넘었다.
물보라가 발등에 튀었다.
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카이도 물러서지 않았다.
"신사 다녀오셨어요?" 그가 물었다.
"외곽만요."
"내부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아요."
"왜요?"
"행사 준비 중이라서요." 그가 말했다.
"이번 달 말에 축제가 있거든요. 준비할 때는 외부인 출입을 안 받아요."
나는 그 말을 받아 적었다. 그리고 한 박자 후에 되물었다.
"축제 이름이 뭐예요?"
"가이무사이(海霧祭)."
해무제. 해무를 기리는 축제. 나는 그 이름을 두 번 썼다.
"마을 사람들이 다 참여해요?"
"다요." 카이가 말했다. "빠지는 사람이 없어요."
"이례적이네요. 요즘은 마을 행사 참여율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잠깐 나를 봤다.
표정이 없었다.
눈이 조금 넓었고, 흰자위가 많이 보이는 편이었다.
눈동자 자체는 특이할 것이 없었다.
"여기서는 안 빠져요." 그가 말했다.
"그게 이 마을의 방식이라."
방식. 그는 신앙이나 전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나는 그것을 수첩 귀퉁이에 따로 적었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질 무렵, 하늘이 조금 더 어두워졌다.
안개가 걷히는 것이 아니라, 빛 자체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어두워졌다.
가로등은 아직 켜지지 않았다.
카이가 먼저 말했다.
"오늘 저녁은 숙소에 계세요."
나는 그를 봤다.
"밤에 돌아다니지 말라는 거예요?"
"항구 끝이나 신사 뒤는 특히요." 그는 말했다.
“요즘 이 시기에는 파도 크기가 불규칙해서 위험해요."
숙소 주인과 비슷한 말이었다.
이유는 달랐지만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점은 같았다.
“그렇게 위험한데 본인은 왜 나오신거에요?"
“지금은 낮이잖아요." 카이가 말했다. "밤은 달라요."
나는 그가 경고하는 단어를 기점으로 모종의 경계선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항구 끝. 신사 뒤. 밤.
이 세 가지가 겹치는 구역은 어디인가.
나는 이 교차점을 알고 싶어졌다.
카이가 자리를 뜨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물었다.
"야나기다 유카 씨가 왜 여기에 왔었는지 알아요?"
그는 방파제 계단 위에 한 발을 올려놓은 자세로 멈췄다. 등을 보인 채였다.
"……글쎄요."
"모르는 거예요, 아니면 말 안 하는 거예요?"
대답이 없었다.
그는 계단을 올라갔다.
검은 우비 자락이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데 10초쯤 걸렸다.
나는 녹음기를 꺼냈다.
재생 버튼을 눌렀다.
카이의 목소리가 작고 균일하게 흘러나왔다.
주변 소음이 거의 없었다.
파도 소리만 있었다.
나는 그 녹음 파일에 임시 제목을 붙였다.
'카이_001.wav'
그리고 다시 방파제 끝을 봤다.
파도가 또 한 번 넘었다.
이번에는 발목까지 물이 들어왔다.
신발이 젖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골목을 하나 잘못 들었다.
막혀 있는 골목이었다.
끝에 창고처럼 보이는 건물이 있었고, 철문으로 굳게 잠겨져 있었다.
철문 아래쪽에 뭔가가 흘러나온 흔적이 있었다.
액체는 이미 굳어 있었다.
색이 남색에 가까웠다.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냄새가 났다.
바닷속에 오래 잠긴 것, 혹은 오랫동안 환기가 안 된 곳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했다.
아가미 비린내와 곰팡내가 섞인 것 같은, 정확히 분류할 수 없는 냄새.
나는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가 터졌다.
창고 안에서 무언가가 작게 움직이는 인기척이 들렸다.
움직임은 한 번이었다.
무게감이 있는 것이 위치를 바꾸는 소리였다.
긁히는 것도 아니고, 두드리는 것도 아니었다.
뭔가가 바닥에 밀착된 채로 이동하는 것 같은, 수분이 많은 물체가 시멘트 바닥 위를 미끄러지는 것 같은 소리.
나는 플래시를 한 번 더 눌렀다.
철문 아래 틈새로 빛이 들어갔다.
틈새는 손가락 하나 너비였다.
안에서 소리가 멎었다.
나는 10초를 셌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파도 소리만 들렸다.
멀리서, 규칙적으로.
나는 뒤로 물러서서 철문 전체를 사진으로 찍었다.
그리고 굳어있는 남색 액체를 다른 각도에서 두 장 더 찍었다.
피도 아니고 도료도 아닌, 점성이 낮고 범위가 넓게 퍼진 형태였다.
흘러나온 것이 아니라 새어나온 것에 가까웠다.
수첩에 기록했다.
철문 앞 남색 액체, 점성 낮음, 출처 불명(2차).
내부 이동음 감지. 인기척인지 불명.
골목을 빠져나오면서 입구 쪽 담벼락을 봤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손자국이었다.
성인 남성의 것으로 보이는 크기.
담벼락 높이 허리춤에, 다섯 손가락이 뚜렷하게 찍혀 있었다.
남색이었다. 굳지 않은 것이었다.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까지 한 시간쯤 남아 있었다.
방에 들어와 우비를 벗고 손을 씻었다.
거울을 봤다.
머리카락이 안개로 눅눅하게 젖어 있었다.
뺨에 홍조가 없었다.
추운데도 혈색이 돌지 않았다.
이 마을의 공기가 스스로의 의지를 지닌 채 체온을 야금야금 빼앗는 것 같았다.
노트북을 펼쳤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정리했다.
파란 도리이 안내판, 항구 어선의 남색 얼룩, 철문 앞 액체, 담벼락 손자국. 총 23장.
그리고 유카의 SNS 계정을 다시 열었다.
마지막 게시물은 10월 17일이었다.
사진 한 장.
파란 도리이 앞에서 찍은 것이었다.
정면을 바라보고 찍은 것이 아니라, 도리이 기둥 옆에서 비스듬히 찍은 구도였다.
해시태그는 없었다.
위치 태그도 없었다.
댓글이 하나 있었다.
계정명이 '@__' 였다.
프로필 사진 없음. 팔로워 없음. 팔로잉 없음. 게시물 없음.
댓글 내용은 이것이었다.
"왔구나."
계정 생성일을 확인했다.
10월 17일.
유카의 게시물이 올라온 날과 같은 날이었다.
나는 그 댓글을 캡처했다.
저녁 식사는 1층 식당에서 나왔다.
생선 조림과 된장국, 밥이었다.
생선 종류를 알 수 없었다.
주인 여성에게 물었다.
“오늘 잡힌 거예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다.
식탁에는 나 말고 손님이 한 명 더 있었다.
60대로 보이는 남성. 머리가 희었고, 손이 컸다.
식사 내내 말이 없었다.
생선 뼈를 발라내는 속도가 빨랐다.
익숙한 사람의 손놀림이었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그 남성이 나를 봤다.
"기자예요?"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아니요."
"그래요." 그가 말했다.
부정도 긍정도 아닌 어조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인 여성이 그를 배웅했다.
현관에서 짧은 대화가 있었다.
목소리가 낮아서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주인 여성이 한 번 나를 봤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았을 텐데,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나는 밥을 다 먹었다.
밤 9시.
방 안에서 노트북으로 '우츠즈로 실종'을 검색했다.
결과가 세 개 나왔다.
2019년 등산객 실종(해결), 2021년 치매 노인 실종(해결), 2023년 외국인 여성 실종(미해결).
2023년 케이스를 클릭했다.
기사가 짧았다.
두 단락. 이름은 이니셜만 있었다. 'L.M., 여, 27세.' 국적은 표기되지 않았다.
마지막 목격 장소는 '우츠즈로 항구 인근'. 이후 행방 불명.
기사 하단에 관련 기사 링크가 하나 있었다.
클릭했다. 페이지가 없었다.
삭제된 것인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는 그 URL을 복사해서 따로 저장했다.
창밖을 봤다.
안개는 낮보다 더 짙어져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 2미터도 뻗지 못하고 안개 속에서 번졌다.
창문 너머에 신사 쪽 파란 도리이가 있었다.
선명히 보이지 않았지만, 낮에 확인한 위치로 거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
커튼을 닫았다.
나는 숙소 주인이 말한 것을 다시 생각했다.
항구 끝은 가지 마세요.
카이가 말한 것도. 항구 끝이나 신사 뒤는 특히요.
두 사람이 같은 구역을 말했다.
다른 이유를 댔지만, 같은 장소였다.
노트북을 덮었다.
불을 껐다.
다다미 위에 누웠다.
잠이 오지 않았다.
그것은 불안 때문이 아니었다.
머릿속이 조용했다.
오히려 그 조용함이 이상했다.
이 마을에 들어온 뒤로 나는 단 한 번도 개 짖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아이들 목소리도. 웃음소리도.
파도 소리만 있었다.
새벽 1시 14분.
스마트폰 진동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지역번호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개인 휴대폰 번호였다.
받았다.
아무 소리가 없었다.
전화가 끊긴 것이 아니었다.
연결음이 살아 있었다.
아주 멀리서, 파도 소리가 들렸다.
수화기 너머에서.
나는 말했다.
"여보세요."
3초의 침묵.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나는 그 번호를 검색했다.
결과가 없었다.
번호 저장을 했다.
임시 이름을 붙였다.
'새벽_001'.
다시 누웠다.
천장을 봤다.
다다미 특유의 풀 냄새와 함께 또 다른 냄새가 옅게 섞여 들어왔다.
소금도 아니고 곰팡이도 아니었다.
더 낯선 냄새였다.
오래된 어항 속, 물이 반쯤 말라붙은 유리 바닥의 냄새 같은 것.
나는 창문이 닫혀 있는지 확인했다.
닫혀 있었다.
냄새는 사라지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숙소 식당에서 카이를 다시 만났다.
그는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밥과 된장국 앞에.
나를 보자 먼저 시선을 내렸다.
어제와 같은 반응이었다.
나는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주인 여성이 내 밥상을 가져왔다.
그녀는 우리 둘을 한 번 보았다.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카이가 먼저 말했다.
"어젯밤에 어디 나가셨어요?"
나는 젓가락을 집으며 그를 봤다.
"안 나갔는데요."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된장국을 한 숟가락 떴다.
"다행이네요."
다행이라는 말.
나는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내가 안 나갔기 때문에 다행인 것인지.
아니면 내가 나갔는데 무사히 돌아왔다면 그것이 다행인 것인지.
나는 된장국의 냄새를 맡았다.
어제 저녁과 같은 생선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종류를 여전히 알 수는 없었다.
(1화 끝, 다음 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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