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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Mar 19. 2016

시작은 하나의 씨앗으로부터....

나의 손을 빌어 부활을 꿈꾸는 식물!


눈과 서리가 잦은 문경의 첫겨울을 경험 

이다. 암석정원에서 겨울 초입까지 꽃을

피우며 고군분투하던 한련화 줄기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걷어 집 안에 들여놓았다.


실내의 화분에서 마지막 한송이까지 꽃을

피우다  줄기가 노랗게 사그라들기 시작할

즈음 정리하여 물에다 꽂아 두었더니 반짝

이는 흰색  같은 뿌리를 내렸다.




"나고 자란 정원 흙에서 자연스럽게 추위에

죽어 지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이렇게 줄기다시 뿌리를 내려 봄이

오면 정원으로 돌아가 수많은 꽃들과, 연잎

같은 잎들과, 줄기 쭉쭉 뻗어나가 왕성한 

삶을 시작하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마치 우리네 삶과 같다.

한 시절 짧고 화려하게 피어올랐다 사라질

것인지? 끝자락에서 한번  수습하여 부활을

꿈꿀 것인지?


어느 누가,  신이 , 우주가 이걸
해줄까?
답은 -우리 스스로!



애써 내린 뿌리를 보니 거름이 스며든 부드러운

땅에  심어주고 싶다. 꽃이 지며 남긴 씨앗은

하룻밤 물에 불려서 모판에 파종했다. 한련화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자식들이다. 


이 씨앗들이 발아하여 건강하게 자란다면 

어울릴만한 곳곳에 심을 것이다. 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늦가을까지 즐거워할 정원의 주인이

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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