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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Apr 05. 2016

왜 'Seed Money (종잣돈)'이라고 했을까?

이웃의 선물: 무스카리 (Muscari)


그제  멀리서 HJ씨네 부부가 우리 집을 방문하

무스카리 (Muscari) 한 무더기를 선물로 주었다.

엉켜 붙은 뿌리를 조심스레 헤쳐보니 중심 뿌리 

주변으로 많은 알뿌리들이 달래처럼 붙어있다.

흙을 털면서 떨어진 알뿌리는 알뿌리대로 으로

피어난 무스카리는 꽃대로 나눠 심었다. 바라던

봄비가 하루 걸러 두 번이나 내려주어 심자마자

생기가 돈다.



2월 말부터 시작된 정원 일은 농장규모의 일로

커져버렸다. 실내에서 파종한 씨앗에서 머리를

내민 새싹 모판은 햇볕에 조금씩 노출시키고, 장소

 옮겨가며 적응시키는 중이다. 씨앗 파종과 이식

그리고 물 주기, 끝없이 솟아오르는  잡초를 제거

하느라 이면 피곤하다 나는 잠들기 바쁘다. 기쁨

이었던 브런치에 글을 제대로 써지도 못하고 다.



멀어진 글과 그림에 대하여 답답한 마음을 J에게

이야기하니  "자연의 시간에 맞일하다 보니

그런 것이고, 초보자가 꽃씨를 파종하고 발아 시키

 정원을 만들어가는 지금의 경험은 나중에 좋은

글과 그림의 소재가 될 수 있을 거야" 라며 위로를

건넨다. 



어제는 금잔화 파종을 하기 위해 널찍하게 멀칭

된 곳에 적당한 간격을 생각하며 열심히 구멍을

뚫었다. OMG! 어째 이런 일이! 이미 며칠 전

다른 꽃씨를 파종한 곳에 이중으로 씨앗을 뿌린

것이다. 흙을 덮으려발견했으나 이미 늦어

버린 일이다. 누구든 해보면 알겠지만 한번 뿌린

씨앗을 일일이 흙속에서 다시 꺼내기는 불가능

하다."이런 바보가 있나?(혼잣말을 한다)"


( 씨앗을 뿌리며 든 생각들....)

1.

토양이 준비되어 있고 적당한 온도 햇빛 강수량

 갖춰져도 정작 '씨앗'을 제때 뿌리지 않으면

꽃을 볼 수 없다. 반대로 환경최적이지 않아도

씨앗이 뿌려졌다면 싹은 틀 수 고 꽃도 볼 수

있다는 것! 깨진 시멘트 틈새의 생명력마저 이렇

 다. 삶의 이치와 닮은꼴이다.

2.

넓은 곳에 꽃씨를 뿌릴 때는 얼마의 양을 어떻게

뿌릴지를 고려해야 한다. 시작 지점에서 넉넉하게

씨앗을 뿌려버리면 중간에도 이르지 못하고 씨앗

 바닥나고 난다. 이렇게 되면 계획했던 그림은

완성 자체가 불가해진다. 인생의 장단기 계획

꿈을 이루는 과정과  비슷하다.


3.

남의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언제나 내 손에

쥔 게 무엇인지를 살펴야 한다. 씨앗의 대부분은

연필 심을 종이 위에 찍어놓은 듯 작디작다. 어떤

씨앗 크고 볼품 있지만 그것이  나무의 크기와

꽃의 아름다움좌우하는 요소는 되지 못한다.

한 톨의 씨앗이든 한 움큼의 알 뿌리든 멀리 길게

보고 당장 심어 가꾼다면 이듬해에 씨앗은 몇

십배에서 몇백 배, 구근의 경우에도 몇 배의 불림

을 경험할 수 있다. seed 든 seed money이

모든 게 우리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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