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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세상
와인빛 양파피클
양파 두 자루-무려 30kg! 을 샀다
by
이경희
Jul 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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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촌에 살아보니 수확의 계절
은
반드시 가을
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정원 식물과 꽃들
은 5월부터 채종이 시작되며, 지금은 마늘과
양파 감자 배추 양배추 수확철이다. 그들이
캐내진 자리엔 콩과 들깨 참깨가
심겨
부지
런한 농부들의 2 모작이 시작된다.
이곳에 살기
전에는 콩과 들깨 참깨 대부분
이
수
입품일 거라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마을
에서 드넓게 자라고 있는 작물들을 보면서는
오히려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의아스럽다.
중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신기하게 여기는 게
'신토불이'라는 말이라고 한다. 자국 식품에
대한 강한 불신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한국에
서
일어나니
그런 것일 게다.
상주 근처에는 지난주부터 도로에 양파자루
가 즐비하게 쌓여있었다. 한눈에 봐도
도로
아
래
양파밭에서 수확한 농부가 직접
파는 것임을
알
수 있다. 7월 첫날 나는 그동안 궁금했던 그
곳에
멈춰 섰다. 짙은 자색 양파들과 노르스름한
흰색
양파
는 몇 트럭분은 될 듯하다. 도저히 둘
만
사는
부부가 구매하기엔 많다 싶은 양의 양파
두 자루를 즉흥적으로 사게 되었다. 각각 20KG
과 10KG이니 중국집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지불한 뒤 곧바로 후회하며 나
는
뒷목을 잡았다.
집으로 데려온 엄청난 양의 양파! 뭘 좀 해보면
좋을까? 우선
붉은색 양파 열두서너 개를 꺼
냈
다. 껍질은 차로 만들면 좋은 건강차가 될 것이니
모아두었고, 텃밭의 아삭이 고추 한 소쿠리
도
땄다.
공기 좋은 곳에서 기른 것이라 무엇이든
흐르는 물에 한 번만 씻으면 되어 좋다. 양파는
크게 숭덩숭덩 썰었다. 피클의 정석이라 일컫는
뜨거
운
양념물은 내키지 않는다. 초록
고추와
와인
빛
양파의 고운 색과 영양을 그대로 살리고
싶다.
복분자 생과육 절임을 쓰기로 했다. 생과일 음료
로
복분자 건더기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진액만
남게 된 통이 있다. 재료 얼마에 몇 그램의 재료를
어떻게 넣는다는 레시피는 참고용일 뿐 개인의
기호
를
반영하지 못한다. 음식은 만드는 사람이
자신이 가진 재료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만들면
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무리하지 않는 것이
최상의 건강식품을 만드는 비결이기도 하다. 복
분자 과즙 맛간장 식초 담금주는 재료와 잘 어
울렸다. 고추와 양파는 생으로 양념장과 버무려
놓으면 3시간 후에 바로 먹을 수 있
어
가볍다.
조갯살과 부추전에는 식용 가능-코스모스
를
,
소금 후추 파슬리로 구운 오징어
에
-양파피클!
고기구이와도 잘 어울렸고 밑반찬으로도 좋다.
시간이 흐른 후 내용물은 소쿠리에 받쳐두고
양념물만 끓여 충분히 식힌 뒤 재료에 부으면서
끝났다. 만족스러웠던 점은 적양파에 복분자
과
즙이 더해지니 식욕 돋는 짙은 천연의
와인 색깔
피클이
된 것과,
뜨거운 양념물을 바로 끼얹었다
면
잃게 되었을 재료의 신선함과 색을 그대로 유
지할
수 있게 된 점이다. 덤으로는 만든 후 신선
하게
바로
먹을
수
있다
는
점이다.
3시간 후 양념이 베어 드니 색깔이 짙어져 맛도
좋아졌고 식감도 풍성해졌다. 무엇이든 자신만
의
방식대로 만들어보면 새롭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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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품은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리며,친구 같은 남편과 잔잔한기쁨을 걸으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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