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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Sep 22. 2016

Irony

인생의 역설을 받아들인 후


일주일 내내 약속이 잡혀있던 생활에서 내가

가장 심하게 느꼈던건 외로움이었다.

업을 그만둔 지금

누구와의 약속도 없이 지낼 때가  많다.

외롭지도 않고  지낼만하다.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끝없이 느꼈던 외로움

정체를 몰랐다.

자연 속에서 나 자신으로 충분히 존재하면서

외로움이 사라진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일부러 정한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날마다 봐도

 사람들은 2주에 한번정도 만난다. 일주일에

한번쯤 보면 좋겠다 싶은 사람은 한달에 한번  

혹은  한계절에 한번 정도 대면한다.

함께 차를 타고 가던중 누군가 이런 나를 돌아

보며 물었다.

"나는 얼마만에 한번 보면 좋은사람이에요?"


퇴직을 하고  마지막 일을 본 후 복잡한 도로

가에 서 있었다. 기사 기다리던 순간 목에

둘렀던 스카프가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뒤쫒아갈 수가 없었다.

왕복 8차선 이상의 도로폭이었다.

허전해진 목을 손으로 훑어내렸다.

내가 날 수 있다해도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서서히 마음에서 없어지는게

있다. 남들은 나이 들어갈수록 심해진다는

이것-외로움! 어처구니 없는 말처럼 들릴지

모르나 스카프가 날아가버린 순간 내 마음속에

울려퍼진건

'다 이루었다!'였다.

더 이상 삶에서 갈구할게 없다는 것인지?

하늘에서 마땅히 더 줄게 없다는 것인지?

그날의 울림에 대하여 해석을 보류한채 지내고

있다.


기다리던 차를 탔고 공항으로 가서 그곳을

떠났다. 올 봄  날씨와 음식이 비슷한 타이페이를

다녀오긴 했지만 Vietnam에 가지 않았다.

Mrs.로안의 모습을 떠올릴 때가 있다.

열심히 일하며 잘 지내겠지?

내가 가장 어려울 때 자신의 인맥을 다 동원하여

도움을 주었고, 회사까지 모셔다 드리겠다는

나의 말에 자신은 알아서 갈테니 걱정 말라며

나의 등을 떠밀던 그녀!손을 흔들며 웃던 모습.


피천득 선생의 '인연'중  내마음에 파도를 일으

키는 글이 있다.

"그리워 하면서도 한번 만나고는 못만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연락하고, 초대도 하고, 그러지 왜 이렇게 지내

냐고?"

-G.E이 물었다.

"나도 모르겠다."


             출처:kkdas.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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