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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Feb 03. 2017

좀스럽게 굴지 마라


진나라 이사는 원래 초나라에서 건너온 사람으로,

숭상여불위의 가신으로 있다가 임금의 눈에 들어

타국 출신에게 주는 가장 높은 벼슬인 객정의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 그 무렵 진나라에서는

다른 나라 출신의 관리들이 작은 세력을 얻고

함부로 설쳐대는 통에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많이 일어났다. 그러자 신하들 사이에 그들을

모조리 축출하고 순전히 진나라 출신만으로

조정을 꾸리자는 의견이 분분했다. 그렇게 되면

이사도 쫒겨날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이사가

황제에게 상소를 올렸다.



"태산은 한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았으므로

그렇게 높을 수 있으며, 하해는 작은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으므로 그 깊음에 이른 것입니다."


한마다로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한 대국이라면

좀스럽게 굴지 말라는 충고다.



어찌 나라의 문제뿐이겠는가?세상이 나의 발목을

잡는 거친 잡초투성이라고 생각되면, 그것을 모두

삼켜버리겠다고 각오해야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앞을 가로막는 난관이나 장애도 한입에 먹어치워

버리겠다는 기개가 있어야 웬만한 고통은 웃으며

넘길 수 있다. 살면서 늘 작은 물줄기까지 품는

강물의 마음가짐으로 세상과 마주한다면, 당신은

이미 또 한 사람의 차라투스트라다.

-사이토 다카시-



홀로 아침 산책에 나섰다. 하늘엔 부지런한

파일럿이 벌써  제트기를 몰고 어딘가로 가고

있다. 그가 모는 비행기 뒤로 연기가 길다란 선을

긋는다



시린 날씨에도 거의 모든 단풍 나무들이 적갈색 

새싹을 뾰족하게 밀어올리고 있다. 일출을 배경

삼아  지난해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었던 모과

나무는 저러다 하늘을 뚫지 싶을만큼 '고공직진'

하며 자라고 다.


숨을 들이쉬며 짜라투스트라가 되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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