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로 내려간 날씨! 화려하게 피어나던여러 색의 달리아는 지난밤과 새벽 기온의 급강하로 아주 무너져 버렸다. 파초잎 같기도 하고 바나나 잎 같기도 했던 칸나 역시 힘찬 초록은 간데없고 축 처져 적갈색으로 변해버렸다. OMG! 부레옥잠은 물과 함께 꽁꽁 얼어버렸다.
인연을 맺는 것은 좋기도 하지만 반대급부도 딱 그만큼이다.전원생활 후 이웃에서는 동물을 키워보는 게 어떠냐며 묻는다. 몇몇은 우리 집에 어울릴 개를 주겠노라고도 했지만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릴 적 길렀던 고양이가 쥐약을 잘못 먹고 밤새 울부짖으며 죽었던 일과, 큰 개를 더 이상 기를 수 없다며 내가 학교 간 사이 그 개를 아버지가 팔아버렸던 때의 기억은 긴 시간 고통이었다.
식물과 나무를 키우며 사는 것은 내 인생 3 모작의 중요한 부분이다. 사람과 동물과의 인연 못지않게 나무와 물건들도 그러하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친정의 작은 복숭아나무를 머나먼 우리 집에 옮겨 심어두고 가끔 엄마를 생각한다. 방앗잎은 전지하여 키워보니 라벤더 꽃만큼 예쁘다. 시어머님 생각이 나는 식물이다. 인연의 휘감김을 실감하며 서리 맞은 식물들을 다 보살핀 뒤 두 딸을 만나러 서울로 왔다.
둘째 Y가 된장찌개와 고등어 감자 무 조림을 준비해 놓았다.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 엄마 아빠에게 요리를 해드리겠다며 냉장고에 메뉴를 붙여두었다. Y는 우리 부부의 일 때문에 중 1 때부터 대학까지를 외국에서 다녔다. 한데 이렇게 한국 음식을 만들고 메뉴까지 준비하다니! 마음 씀씀이가 감동이다. 오랜만에 서점에 들르니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