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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해슬 Jul 08. 2021

사랑한다는 말은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은 
- 이해인 수녀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하얀 찔레꽃의 한숨 같은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은
 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하늘이다.


어둠 속에서도 환히 얼굴이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시를 처음 알았던  중학교 때였어요. 교내에서 합창대회를 했었는데, 그때 선곡한 곡이에요. 그때는 시인  몰랐는데, 대학교 와서 이해인 수녀님의 시에 곡을 붙인 것이란  알았어요.

어려서 대회 곡으로 연습하며 노래로 부를 때에도 가사가  좋았어요. 가사에 담긴 의미를 파악할 필요 없이  그대로 쉽게 와닿아서 그런지 부를수록 애정을 가지고 연습했었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할 때부터  노래는 가끔  눈물 꼭지가 되었어요. 수도꼭지처럼 틀면 눈물이 흘러서 눈물 꼭지예요.

내가 뜻한 바를 이루려고 노력했지만, 때로는  스스로가 자신을 배반하기도 했어요. 목표한 대로 끝맺지 못하는 공부량, 일어나기 싫어서 미적거리던 시간들, 허송세월 보내듯이 도피하듯 빠져버렸던 취미생활, 밤에는 잠이 안 와서 한숨 쉬듯이 못난 나를 탓하다가도 에라 모르겠다 이불 뒤집어쓰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이불속에서 울면서  시를 생각했어요.
사랑한다는 말은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고, 어둠 속에서도 훤히 빛나고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말이다..’
 부분에서 많이 위로받았었네요.



20대를 거쳐 30대를 지나온  속에서 빛나는 성공은 없었어요. 뜻한  이루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살아온  같아요.

물론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들도 키우고 있지만,  능력을 보여주는 커리어 측면에서는 내세울  없는 초라한 결과물로 삶이 요약되네요.



그리고 40,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어요.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대수냐 하면서 19, 29살을 살아왔습니다.

39살에  있는 저는 그때와 달리 주렁주렁 달린 식구들이 있네요. 어깨에 얹힌 책임감은 남편이  크겠지요.  돈을 벌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지금도 가끔 절망 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에 매달립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수녀님의  시가 절절하게 가슴속에서 숨 쉬고 있어요.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해왔고 앞으로  해야 할지 막막하던 시간들 속에서 헤매고 있었어요. 앞이 보이지 않을 , 남편에게만 기대고 싶고, 부모님께 다시 의지하고 싶어서 그저 울기만 하고 숨고만 싶었던 시간들도 겪어왔어요.

그래도 지금은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리려고 아등바등하는 중입니다만, 그게 가능한  “사랑때문이었어요.

 자신에게 여전히 너는 괜찮다고, 사랑한다고 말을 해주고,   있기에  시간들을 버텨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취미로 읽던 로맨스 소설에 나오던 이성 간의 불꽃같고 격정적인 사랑만 있는  알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결혼과 육아를 통해서 사랑은 책임감을 가지며 상대방에게 배려해야 하며,  시절 부모님의 희생이 있었던  깨닫고 감사함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사랑은  자체로 빛나고 아름답고 나는 괜찮은 사람임을 인정하게 해 줍니다. 

하얀 찔레꽃 같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같아도, 나는 온전한 나입니다.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아껴주어야 한다는 , 이런 사랑이 나의 내면에서 나와야 한다는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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