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 관련 감성 에세이
연습 전,
난 헝클어진 생각 조각을
다리미 펴듯이 다듬는다.
'후.... 오늘따라 오른쪽 호흡이 살짝 상기되어 있다.'
오른쪽이 태양이 뜨는 뱡향이라 그런가
날씨가 좋은 건 어떻게 알고,,
그리하여 난 차분한 달빛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떠있는 호흡을 가라앉힌다.
''흠 그렇지, 이제 연습하기에 적절한 호흡의 높이가 완성되었다"
난 언제부터인가 연습 전 호흡을 살펴보고 연습에 임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름하여 내 마음속 호수가 생긴 것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거나 힘든 일이 있는 날에는 유독 머리와 마음속이 탁하고
나의 호수조차 희미해져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계절이 부르는 밝은 호흡이 존재하는 시점에는
나의 연습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진가를 발견하곤 한다.
그렇게 경건한 마음으로 호흡을 가다듬고,
가야금이 외로이 느꼈을 밤의 틈 사이를 어루만지며
오늘의 순간을 톡 떨어트린다.
손의 움직임에 감정이 지나치게 동행하다 보면
소리가 마치 물에 빠진 솜처럼 울렁거리고 부자연스럽다.
야속하게도 울렁거리는 여음 속에서 멀미를 하다 보면
시간은 더 빨리 지나있다.
그러니 내가 내 마음속의 호수를 자주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는 것도 그 이유이다.
호수 속 피어나는 내 음악이 적어도 멀미 나는 음악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결국 내 마음속 흐름도, 음악도
모두 저마다의 물결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물결이 비가 내리는 바다처럼 소란스러울 수도
안개 낀 호수 같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어떤 물결이어도 근원은 나 자신이기 때문에
이 또한 받아들일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자신의 물결을 관찰하며
그 안에 달도 태양도 계절도 담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