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때론 울기도 한다.
어른이 되고 나서 우린 여러 이유로 잘 울지 못한다.
약해 보일까 봐
또는 눈물보다는 웃음을 지켜야 해서
내 울음에 책임져야 할 것 같아서
'눈물'이라고 하면 삼삼오오 모여든 생각이 때론 우리의 눈물샘을 굳게 한다.
어른이 되고 보니 내가 흘린 눈물엔 그렇다 할 정당한 이유가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일까?
나도 내 눈물샘도 꽁꽁 얼어있다.
쿡 눌러보니 들어가기를 1cm 도 허락하지 않는 이 딱딱함이
참 춥게 느껴진다.
이젠 녹일 때도 된 것 같아
냉장고에 꺼낸 고기를 해동하듯 가만히 기다려본다.
그 기다림이 또는 이 굳은 덩어리를 뚫고 나올 무언가가
어쩌면 꽤나 위로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잠시 놓아둔 여백이 눈물샘에겐 소란스러운 여정이었나 보다.
뾰족한 눈물조각도 있고 투박하고 거친 조각도 있는 걸 보니
굳어있던 내 눈물샘
이젠 그에게도 여유로움을 줄 차례가 되었다.
그리고 이젠 생겼다.
마음껏 울 '용기'라고 칭하는 아이 말이다.
앞으론 더 이상 참지 말고,
마음이 허락한 공간에서 울기도 하는 어른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