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 읽기
우여곡절의 과정을 거치며 책을 받아서 읽었다.
계획 : 원전에 대한 번역본을 사자
오해 : 아래 이미지 두 번째가 원전인 줄 알았다
실수와 우연 : 주문하고 받은 책은 A4 사이즈다. 책값이 3배쯤 되더라니.. ㅎㅎ
(국민학교 이후로 이렇게 큰 글씨책은 처음인데.. 나쁘지 않음)
요즘 세상을 보면 "뚜껑 열린 사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놈 저놈 뚜껑 안 열린 놈이 없어 보인다. 뭘 하겠다는 사람에겐 한다고 지랄이고, 뭘 안 했다고 하는 사람에겐 했다고 지랄이다. 가끔 제정신인 놈들이 살아가는 시대처럼 혼란하다.
칼 포퍼의 "열린사회"가 open mind가 풍성한 어떤 사회인지 알 수 없다. 자유로운 사회가 개판인 사회가 될 수도 있다. 또 그 "열린사회"가 사람들 뚜껑 열린 사회인지도 알 수가 없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은 군바리, 군바리 같은 조폭, 자리 욕심을 따른 배신자, 순수하거나 나이브한 자, 장사하려는 목적이 커 보인 요상한 자, 가업이란 이름하에 정신 못 차리는 자, 뭔가 화려한데 방점을 찍지 못한 자들을 보며 열린 사회는커녕 뚜껑 열린 시즌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환경도 난리 부루스인데 온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아주 익사이팅하다.
가끔 경제적 대형사고가 있었지만, 풍요로운 물질의 성장이 다른 한 축을 거들며 지랄난리가 끊이지 않는 시대를 거쳐온다고 생각한다. 분명 어려서보다 더 물질적으로 좋아지고, 제도적으로 좋아졌지만, 어려서 동네 공터에서 공 차고 놀던 마인드가 훨씬 더 풍요로웠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참 골 때린 시대다. 인간의 얍삽함, 더 좋아진 건 쉽게 당연해지기에 해도 난리, 안 해도 난리, 하면 더 난리가 끊이질 않는다.
칼 포퍼가 비판적 관점을 취하며 비추는 의견은 아주 현실적이다. 00 이즘을 떠나 자유롭게 비판적 태도를 수용하고,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추구하는 태도를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책을 읽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 개인들이 또 스스로의 관점과 주체적인 행동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사항이 요구되는 것 같다. 그래야 세상이 진일보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말처럼 "깨어있는 시민"이란 의미처럼 들리기도 한다. 반면 이런 관점에 대해 작은 조직이나 사회는 "뭔 말이 많아", "피곤하게 자꾸 따지냐?"와 같은 관점도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퇴화되는 정치체제로 명예정치체제에서 과두정치체제로, 민주정치체제에서 참주정치제로 이렇게 뚜껑 열린 사회가 되어 간다는 말을 보면, 우리나라는 이것도 압축적으로 짧은 시간에 하고 있구나, 대단하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세대의 교체와 더불어 세상은 플라톤의 지향과 방식처럼 변화를 제어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포퍼의 접근법이 보다 상식적이다. 사실 우리는 아직도 소크라테스의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기보다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것을 목소리 크게 우기는 놈들을 속에 살고 있다. 하기 오늘의 명언에 아는 걸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마가 낀 뭐라고 하는 문구를 보고 한참 웃었던 일이 생각난다. 누군가는 진실을 말하고 누군가는 현타가 오는 일이니...
공자와 비슷한 플라톤 같은 의견을 비판하고 최선보다 최악을 제거하는 여집합과 뺄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한 가지 크게 공감하는 것은 결정론적 세계관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그것이 인간에 대한 동기유발이고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경제학과 경영학은 완전히 새로 써야지. 그냥 내버려두는 게 왕도다라고.
크게 어떤 해답과 정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 책을 보고 세상을 보고 또 내 할 일을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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