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 - 나태주
나태주의 꽃에 대한 시집을 읽을 때가 몇 해전 홍매화가 멋들어지게 필 때쯤이었다. 그런 홍매화를 보며 나중에 마당도 있고, 저렇게 예쁜 홍매화 한 그루 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삶에서 시란 존재가 다시금 한참 멀어졌다.
종종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며 카트에 책을 담아둔다. 사실 어떤 작가인지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다. 하나는 제목을 보고, 관심이 더 가면 책을 클릭하고 목차를 본다. 더 관심이 가면 내용을 보고 인터넷으로 찾아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호기심이 유지되면 카트에 담아둔다. 변덕스러움으로 다시 볼 때도 그런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나태주 시인보다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라는 제목이 좋다. '회사 까짓 거 안 가도 된다. 누가 아쉽냐가 문제다. 그런데 집에 안 가면 홈리스 된다. 아저씨들 투덜거리다 쫓겨나면 홈리스고'라는 말을 종종 한다. 그게 내 생각이다. 저 제목보다 "오늘도 나는 집에 가야만 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산다. 그냥 제목이 내 맘에 꼭 들어서 구매하려는데 저자를 보니 나태주 시인이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이 시집은 담담한 일상의 관찰과 이야기나 독백처럼 담담하다. 조금 심심해 보이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일상에서 만나는 작고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런 삶이 쌓이고 쌓여 시작과 끝을 만들고 그 쌓이는 시간 속에 꿈, 희망, 사랑, 절망, 슬픔이 변주곡을 만든다. 마지막 소망을 보며 어떻게 살 것인가? 란 근시안적 생각이 아니라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를 생각한 후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집에는 가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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