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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희류한의원 May 31. 2021

시험관한약 병행해서 먹어도 문제없는 걸까요?

예전에는 자연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얻고자 내원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험관 아기 시술(IVF)을 준비하면서 한방치료를 병행해도 되는지 문의주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료할 때 종종 듣게 되는 말은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데 정말인가요?’ 또는 ‘부정출혈이 생긴다는 말을 들었는데 괜찮을까요?’입니다. 이런 말로 인해 뒤늦게 고민하다 찾아오셨다는 분들이 꽤 많은데요. 하지만 시험관 아기 시술 중 탕약치료를 병행해도 안전하며 오히려 성공률을 높여줄 수 있다는 양질의 연구 및 발표는 매우 많습니다. 대체로 이런 문의를 하시는 분들은 평균 4~5회 시술의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여 몸이 많이 지치고, 상한 경우가 많아 더 마음이 아픈데요. 그래서 오늘은 이 부분에 관하여 더 심도 있게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상적인 생식기능을 위한 치료의 필요성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임상을 통해 살펴보면 대부분 배란장애가 주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한방에서는 뇌하수체와 난소 및 자궁의 축을 정상적으로 활성화시켜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도록 치료를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만약 시험관 아기 시술의 실패로 반복해서 난자를 채취하면 할수록 난소의 기능은 더욱 저하된다는 것을 아시나요? 이미 난소의 나이(AMH, 난소 예비력)가 많아 인위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인데 시도하면 할수록 난소의 기능이 급격이 저하된다면 무작정 반복해서 채취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보셔야 합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과배란을 유도하는 것인데요. 시술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과정이기는 하나 배란점액이 감소되고, 자궁내막이 얇아지는 것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궁내막이 얇아지면 수정란의 안전한 착상을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이죠. 


즉 시술을 쉬지 않고 연이어서 진행하면 여성의 몸 속 난자는 더욱 고갈될뿐더러 난소와 자궁의 과부하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가 다시 시도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 휴식기 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여 주는 것이 좋을까요?


결론부터 말씀을 드리자면 한약을 통해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되찾는 치료를 병행해주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임신 준비 중 탕약을 먹어도 되는 것일까?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탕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거나 부정출혈을 하게 되며 유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낭설이 있습니다. 물론 근거가 전혀 없는 낭설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약재들 중에는 독성이 매우 강하여 간독성을 일으키는 것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약재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또 모든 약재는 어느 정도 간에서 해독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무리가 될 수 있죠. 하지만 탕약은 일부 독성이 강한 양약에 비해 안전한 편입니다. 또 임신을 준비하는 분을 위한 탕약을 처방할 때는 간독성 또는 신독성이 심한 것을 처방하는 한의사는 없겠죠. 


그 동안 호르몬제의 투약 및 주사로 인해 자궁과 난소의 기능이 상하여 부정출혈 또는 무월경, 월경주기 교란을 겪는 수많은 환자들을 봐왔을 뿐 아니라 치료를 해온 입장에서 시험관 시술 시 탕약을 먹으면 부정출혈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탕약치료는 난소의 기능을 높여 정상적인 배란을 도와주고, 난자의 질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 자궁내막을 튼튼히 하여 안전한 착상의 가능성도 높여주죠. 더불어 자궁을 따뜻하게 하여 심부온도를 높이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여 유산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의 연구를 통해 더 이야기를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2020년 9월 SCI(E)급의 저널인 Complementary Therpaies in Medicine 에 등재된 연구의 하나로 '시험관 아기 시술 시 한약의 병행 치료 효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Herbal medicine in women undergoing in vitro fertilization / intracytoplasmic sperm injec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이라는 연구의 논문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출판된 43개(총 4,316명)의 탕약치료 병행한 것을 무작위대조군으로 연구(RCT)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시험관 시술만 진행한 군에 비해 한약치료를 병행한 군의 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한방치료를 병행한 여성의 경우 임상적 임신률도 높아진다고 발표됐는데요. 즉 탕약의 복용 후 임상적 임신의 성공률은 약 1.38배, 생아 출생률은 약 1.34배 더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연구에서 시험관 아기 시술 시 한약을 투약한 군에서 유산이나 자궁 외 임신의 비율 또는 난소 과자극 증후군 등과 같은 부작용의 발생률이 대조군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아진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연구는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되며 안전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기에 더 뜻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시험관 아기 시술을 준비하실 때는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노력은 결코 적지 않으며 정신적, 신체적인 소모도 매우 크죠. 따라서 여성의 체력과 심신의 안정 그리고 생식기능의 건강을 증진하고,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니 난임으로 인해 시험관 아기 시술을 준비 중이시라면 적합한 약재로 조제된 탕약을 처방받아 병행치료 하여 성공률을 높여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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