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잘 익은 열매의 껍질을 햇볕에 말리면 더없이 좋은 약재가 되기도 합니다. 그 중 대표적인 예로 진피의 효능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이는 귤껍질을 말린 것을 말합니다. 차로 마시기도 하고, 요리할 때 활용하기도 하죠. 흔히 귤의 알맹이만 먹고, 껍질은 쉽게 버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비타민C는 과육보다 껍질에 약 4배가량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도 감초와 마찬가지로 자주 활용하는 약재이죠. 따라서 오늘은 진피의 효능에 관해 조금 더 자세히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위와 간의 기운을 보하고, 면역력 증진에 도움 되는 약재
귤껍질은 폐경(閉經)과 비경(脾經)에 작용을 합니다. 또 기(氣)의 순환을 도와주고, 습(濕)을 제거해주며 담(淡)을 삭이는 역할을 해주기도 하죠. 따라서 풍한(風寒)으로 기침이 나고, 가래가 성한 경우 또는 맥이 부실하며 식은땀과 열이 나는 경우 그리고 급성 및 만성 기관지염·천식·폐결핵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달여 마시면 좋습니다.
또 귤껍질에 있는 비타민C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백혈구의 운동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면역력 증진에도 도움이 됩니다. 체내로 유입된 세균과 바이러스 또는 독소 등에 대한 대응이 빨리질 수 있도록 해주죠.
그리고 귤껍질은 비경(脾經)에도 작용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12경맥의 하나로 비(脾)에 속하고 위(胃)로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즉 이 약재의 비티민C와 헤스페라딘이라는 성분은 위장의 점막을 튼튼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증진 시킬 뿐 아니라 위장의 습과 담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만성적으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 장애를 겪는 분들이 즐겨 마시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복용해야 할까요?
주로 차로 달여서 드시길 추천합니다. 귤껍질은 특유의 냄새가 있으며 약간의 자극성이 있는데요. 달콤한 과육의 향과 달리 맵고 쓴맛이 있으나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직접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도 쉽습니다. 먼저 귤의 꼭지를 딴 후 물에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조금 풀어 깨끗하게 씻어냅니다. 그리고 며칠에 걸쳐 건조한 뒤 따뜻한 물에 우린 후 드시면 되는데요. 맵고 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기호에 따라 허브나 꿀을 더해 마셔도 좋습니다.
이 한 가지만으로도 하루 약 4~12g을 복용해준다면 비위기체(脾胃氣滯)로 입맛이 없으며 소화가 잘 안 되고, 헛배가 부르거나 복통,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 진피의 효능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면서 기침이 나오거나 빈혈 등 어지럼증, 가슴 두근거림이 잦을 때도 복용하시면 효과적인데요. 다만 피를 토하는 토혈병의 병력을 가진 분들은 진료 및 상담을 통해 신중히 복용 여부를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또 노약자의 변비 개선도 진피의 효능 중 하나입니다. 이때는 귤의 속껍질을 긁어낸 것과 차조기잎, 살구씨, 흰 삽주, 법제한 반하, 오미자, 뽕나무 뿌리껍질, 패모 각 4g씩 필요하며 감초 2g, 생각 3쪽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 마시면 효험이 있는데요. 또 귤껍질과 살구씨를 동일한 양으로 준비하여 가루로 만든 후 0.3g씩 굴과 버무려 환의 형태로 만들어 1회당 70알씩 미음으로 드시면 노약자분들의 변비 증상을 개선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지금까지 진피의 효능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생각보다 건강관리는 간단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비싼 영양제나 치료를 받아야지만 회복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철 과일 또는 채소 등을 챙겨 드시고, 올바른 생활 습관으로 교정만 해주신다면 충분히 건강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물론 규칙적이고, 바른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적용해 보신 후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경우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고려 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