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사찰
따스한 봄이면 다양한 수목들과 꽃들이 주변을 물들이며 아름다운 정원을 이루는 사찰이다.
사찰로 향하는 길가엔 산새의 울음과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나뭇잎의 마찰음이 잔잔하게 객을 맞는다.
햇살을 맞으며 오르는 흙길은 푸근하며 계류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는 청명하다.
산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면 아름다운 무지개 돌다리인 승선교가 제일 먼저 반긴다.
다리 사이로 강선루가 절묘하게 보여 이곳의 절경 중에 하나로 꼽힌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갑자기 마주한 광경에 넋을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발길을 멈추어 한참을 머무르게 만드는 곳을 마주하게 되면 행복해진다.
선암사 일주문을 지나 ‘태고총림조계산선암사’라고 예서체로 멋지게 걸려있는 범종루의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선암사는 태고종의 총본산으로 조계종 다음으로 큰 교세를 갖추고 있다.
오랜 시간 자연과 인간이 서로를 지키며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건물 사이사이 주변마다 꽃나무와 수목들로 가득하고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수목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감상에 젖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개심사를 으뜸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곳을 보고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졌다. 가을에 단풍으로 덮인 이곳이 궁금해진다. 그때 다시 와봐야겠다.
풍경에 심취하여 동행한 가족은 뒷전이었고 혼자서 곳곳을 탐색하기에 바빴다.
그림 그릴 곳을 찾아 헤매다 원통전을 그리기로 맘을 정하고 주변을 살폈다.
순천 선암사 원통전_전남 유형문화재 제169호
원통전은 T자형 평면으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정면에 2개의 기둥과 활주를 내어 길게 처마선을 끌어냈다.
전면 3칸, 측면 3칸으로 내부는 보가 없는 무량 구조다.
입구에 사분합문의 모란 꽃살무늬가 볼거리였는데 문이 열려있어 보지 못한 게 아쉽다.
선암사 해우소인 측간은 입구의 곡선이 주는 특이성 때문에 이국적인 느낌도 감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