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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석 Mar 31. 2020

^^22. 흔들흔들의자

흔들의자 DIY

흔들의자 SINCE 2014.0819~
딸이 4살 때 즈음이었던 것 같다. 동화책에서 흔들의자를 봤는지 나보고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만들어 주겠다고 하고 그렇게 2년을 버텼는데 딸은 잊지 않고 있었다. 아빠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울기 시작했다. 그날로 안 되겠다 싶어 잽싸게 가구 스케치를 하고 아침부터 을지로 5가로 목재를 사러 집을 나섰다.
의자를 만들기에 필요한 목재는 원판 한 장을 사기에는 양이 좀 많아 목수에게 부탁하여 흥정 끝에 목재상에서 쓰다 남은 집성목 조각들을 3만원에 구입하였다. 대신 원하는 치수로 재단을 해주었다. 나무를 잔뜩 가지고 와  디자인을 정리한 후 바로 제작에 들어갔다. 의자 만드는 내내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내 옆에 바짝 붙어 뭐 도와줄 거 없냐며 열심히 쓰레기를 담는다.
자기도 참여하여 만들었다는 의미를 주려고 사포질을 시켰다. 작은 손으로 집중하여 작업하는 딸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꼈다.
이렇게 좋아하는걸 진작에 만들어 줄 것을 나 편하자고 미뤄왔던 것이다.
완성이 되고 마지막 시승을 한 끝에 딸은 엄지를 치켜세우고 나를 끌어안았다.
지금 이 흔들의자는 훌쩍 커버린 딸이 앉기에 작아져 사용할 수는 없지만 추억과 사랑을 간직한 채 가족사진을 올려놓는 디스플레이용 테이블로 사용 중이다.
그 이후로 이것저것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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