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가고싶다

by 김호섭


섬에 가고 싶다.

섬에서 여기를 보고 싶다.


야트막한 동산 꼭대기

반쪽은

소나무너머 옹기종기 모여사는

달동네 고지대

하루 종일 닭만 울고 모두가 조용한 낡은 동네


다른 반쪽은

어른 아이 모이고 어우러져 춤추듯 걷는

공원의 하늘광장

사시사철 모두가 활기찬 산책길


달의 앞면과 뒷면 사이 월계수 나무처럼

두 반쪽 사이 높이 솟은 느티나무는

섬에서 여기를 보는 경계의 기준.

반짝이는 푸른 등대.


매일의 새벽에서 밤으로

등대를 만나고 경계를 오가는 소년

섬에 가서 내가

동산의 나를 보고 싶다.


저 섬을 닮았으면 좋겠다.

멈춰있으나 가라앉지 않고

파도에 춤추듯 걷고 흐르며

주어진 하루의 장면을

오렌지빛 노을과 풍미로 물들이는

섬처럼 그렇게 익어가면 좋겠다.


늙은 그림자 아름다운

섬에 가고 싶다.


대지에 뿌리내려

바다동산에서 뛰노는

한 조각 섬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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