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다. 첫눈.

by 김호섭

공단에도 첫눈은 내린다.

수출 5 공단, 6 공단.

칠십 년대에도 쌍팔년도에도

이공이삼 오늘도 내린다.


내린다가 아니고

내렸단다.

오신다가 아니라

오셨단다.


창문 하나 없는 사무실

창고 밖의 백진주

볼 시간도 알 길도 없으나

공단에도 첫눈은 나린다.

분명히.


나오라는 당장의 기별도

첫눈 오시면 만나자는 선약도

한여름 밤의 꿈


꿈속의

첫눈은 종로서적

창고의

첫눈은 대한서림


첫눈은 약속이다.

공단에도 약속이 내린다.

쇳덩이 고철 가루

이미 녹아 스러질지라도.


철 지난 약속 하나.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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