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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섭 Jan 25. 2024

봄 소리


오랜만에 우체통 열어 보았습니다

오늘도 없네요

봄소식


소식은 기다리면 더 느리게 온다지만

자꾸 조급해지는 마음에

우체통 통째로 와락 안아봅니다


이렇게 작은 공간이라도 덥히면

몇 날 며칠 매정한 추위 몰아내고

둘레길 그만 돌고 서둘러 오실까

기다립니다

봄님


봄은 여인의 손톱 끝에서 온다 하니

봉선화 빨간 손톱

목 길게 빼 두리번 찾아봅니다

아...

여인도 없군요.


봄도 여인도 소리 없이 온다 하니

우체통 다시 열어

아픈 허리 기울이고

얼어버린 귀 돌돌 말아봅니다


저 멀리 안쪽에서 들립니다

스프링 스프링


빙글빙글 들립니다

봄이 오는 소리


산에 들에

진달래

피는 소리


소리로 오는 계절

소리로 보는 소식

링링 울리는


우리들의

봄입니다.




#인천 #방구석 #자유공원 #우체통 #봄 #스프링 #진달래  #춘분 #3월20일 #걷기 #쓰기 #그리기

#올겨울 #너무추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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