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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문장들
낯선 술잔
by
김호섭
May 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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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먼 데서 시골개 짖는 소리 들린다
인천역 가는 전철소리겠지
시골개는 달빛에 월월
전철은 경인선 종착역으로 철철
종점인생은 자꾸만 골골
개는 전철이 올 때마다 왜 짖는가
먼 데서 와서 멀리로 가니
짖을 수밖에
시골개가 도시에 와서 왜 짖는가
낯설고 물설으니
울 수밖에
전철은 시골개보다 멀고
술잔은 인천역보다 멀다
먼 게 너무 많으나
멀어도 멀지 않은 건
너뿐 인가
냉동 삼겹살은 혼자서 뜨겁고
된장찌개는 저 혼자 차갑다
전철소리가 가까워지는 밤이면
시골개는 서투르고
나의 술잔은 흐리다
의사 선생님이
퇴원하면 몸에서 땡기는거
많이 먹으라 했지만
안 되겠다
병원도
삼겹살집도
혼자 오면
낯가리거나
낯설도록 너무 멀다
술잔이
도무지 안 되겠다
세월도 기억도
많은 날이 지나도
아프면
#인천 #송월동 #냉삼겹살 #소주는 #이즈백 #걷기 #쓰기 #그리기
#아프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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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술잔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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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작가입니다. 새벽을 거닐고 문장을 노니는 풋풋한 문학소년입니다. 길에서 글을 찾고, 책에서 길을 찾아 마음에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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