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골퍼가 엎어치는 스윙을 하는 이유는 본능 때문이다
골프를 배우기로 마음먹고 연습장에서 공을 치기 시작하면, 누구나 처음 나타나는 구질은 반드시 100% 슬라이스다. 처음부터 훅구질을 구사하는 골퍼는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슬라이스의 이유는 엎어치는 아웃인 스윙궤도 때문이다. 모든 골퍼가 그렇다. ‘절대’가 없다는 가정 하에, 99%라고 하자. 모든 골퍼가 골프를 시작할 때 아웃인 스윙궤도로 엎어치고, 슬라이스 구질을 가진다. 슬라이스에 빠르게 벗어나면서 골프가 발전하기도 하고, 평생 슬라이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가볍고 부드러우면서 로우킥 포인트의 샤프트를 사용해보기도 하고, 스윙웨이트를 낮춰 헤드를 가볍게 만들어보기도 한다. 심지어는 드라이버 헤드에 스티커를 붙여 공과의 접촉 시간을 늘려 슬라이스를 덜하게 해주는 불법적인(?) 방법을 시도해 본다. 하지만 결국 아웃인 스윙궤도를 고치지 못하면 골프는 절대 발전할 수 없다. 인아웃 스윙 궤도를 알고 몸에 익히는 것은 골프의 시작과도 같다. 페이드 구질을 만드는 것은 그다음 문제다.
혹시 이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왜 모든 골퍼는 아웃인 스윙을 하지?’라는 의문 말이다. 아웃인을 고치는 데만 몇 년을 고생한 내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골프를 시작하는 모든 골퍼는 아웃인 스윙궤도를 가지게 되는지 말이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답을 찾게 되었다.
일본 사무라이가 짚단을 베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누가 당신에게 일본도를 쥐어주고, 짚단을 베어보라고 한다. 그럼 당신은 그 짚단을 어느 방향을 베겠는가?
위의 사진과 같이, 자연스럽게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당신은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짚단을 베어내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 느껴진다면,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칼을 휘둘러 짚단을 베어 보라.
편한가? 익숙한가? 힘을 쓰기에 좋은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본능적으로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칼을 휘둘러 짚단을 베는 움직임에 익숙하다. 힘을 쓰는 자연스러운 방법인 것이다. 우리에게 골프채를 쥐어 주고, 바닥에 있는 골프공을 강하게 타격해 보라고 하면 우리는 어떤 힘으로 공을 치려고 할까? 아마도 그것은 사무라이가 칼을 휘둘러 짚단을 베는 행동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아웃인 스윙궤도와 슬라이스 구질이 발생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누구나 본능적으로 힘을 쓰려는 자연스러운 동작이 있고, 본능을 거스르고 이겨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것을 빨리 깨닫고 몸에 익혀내는 골퍼가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골프 스윙을 익히는 데 있어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골퍼마다 각기 다른 피지컬과 근력, 유연성을 이해하는 것과 힘을 쓰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도 동일하게 힘을 쓸 수 있고, 연습장에서와 필드에서의 스윙이 동일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모양을 만드는 스윙이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몸이 이해하지 못하는 스윙은 절대 긴장된 상황이나 힘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나타날 수 없다. 모든 스윙은 효율적이어야 하고 본능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일관성과 비거리가 동시에 확보될 수 있다.
아웃인 스윙과 인아웃 스윙, 구질 구사와 그에 따른 로테이션의 다양함은 매우 복잡하며, 여러 번에 걸쳐 글로 다루어보려고 한다. 오늘은 그 시작으로 본능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해 보았다. 아웃인 스윙에서 빠르게 벗어나려면,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로 칼을 강하게 휘둘러 보라. 그것이 인아웃 스윙 궤도이며, 슬라이스에서 가장 빠르게 벗어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