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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골프를 위해 운동 한 가지만 해보겠다면

비거리 향상을 위한 운동 추천과 몇 가지 원칙

by 골프치는 한의사

몇 년 전 TPI Lv. 1 워크숍에 참석했을 때, 대부분의 인원은 헬스 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들이었다. TPI 워크숍은 자격증 획득을 위한 테스트 합격을 목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워크숍 참석 전 이미 테스트에 합격한 나는 부담 없이 순수 궁금증으로 워크숍에 참석할 수 있었다. 워크숍은 대부분 Lv. 1 테스트 내용을 위주로 이루어졌고, 서로에게 시연을 해보며 각각의 테스트를 몸으로 익히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TPI는 Lv. 2부터 골프, 주니어, 메디컬, 피트니스 등으로 세분화된다. Lv. 1은 공통 내용이라 골프 지식이 없는 사람도 테스트를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강의 중 어드레스시 외반슬에 대한 질문을 하는 한 참가자와 주변의 분위기를 보고 더 이상은 배울 것이 없다 판단되어 워크숍 장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Lv. 2 강의를 듣던 중 권영후 박사님의 생체 역학 강의에 매료되어 다른 공부를 중단하고 권박사님의 강의에 매달렸고, 그것이 지금도 내 나름의 스윙 이론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골프 스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골프 트레이닝은 아무런 효과가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스윙에 필요한 근육을 정확히 알고 스윙의 각 부분에 따른 척추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이해하면 스윙의 향상을 위해 어떤 근육을 어떻게 강화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골프를 배우고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프로 골퍼를 비롯한 아마추어 고수와 속칭 골린이들을 상담하고 치료하면서 내 스윙에 대한 이론과 골프에 대한 시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골프클리닉의 최종 목표인 일관된 방향성과 향상된 비거리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들도 정리가 되었다. 오늘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내 골프를 향상하기 위해 어떤 운동을 하면 좋을지, 그리고 그 운동을 할 때 어떤 원칙이 있으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프로 골퍼의 체형을 보며 공통점을 찾았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이전 글에도 썼듯이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고수들은 한결같이 굉장히 발달된 등 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하부 광배근이 발달되어 상부 요추를 덮을 정도였다. 골프 클럽을 안정되고 빠르게 휘두르기 위해서는 코어의 역할을 하는 척추와 함께 등근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광배근을 세로 방향으로 길게 발달시키는 것과 견갑골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키우는 것은 골프 스윙을 향상시킴과 부상 방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하부 광배근을 특별하게 타겟해 키울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광배근의 유연성과 근력이다.


가장 많이 추천하는 운동은 단연 데드리프트이다. 등근육과 동시에 하체와 팔을 모두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신 운동이자 부상 위험이 없는 좋은 운동이다.


데드리프트를 할 때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지키면 좋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를 너무 무겁게 가져가지 않는 것이다. 골프 스윙에 있어 중요한 것은 근력보다 근지구력이다. 우리는 18홀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체력과 근력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데드리프트시 더 무거운 무게를 들려고 노력하기보다는 50~70% 정도의 무게로 개수를 15회 이상 가져가는 것이 골프를 위해 더 효율적이다. 무게가 너무 무거우면 오히려 등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한다. 그리고 운동 간격은 주 2-3회가 적당하며, 주 5회 이상은 피로를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지양하도록 한다.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를 통해 등근육을 효율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한다. 스트레칭과 사우나, 온찜질 등이 효과가 좋다. 운동 후 젖산이 쌓인 상태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것은 피한다. 유연성과 근력이 떨어진 상태에서의 연습은 오히려 등근육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보상 동작의 위험성이 높다.


두 번째 운동은 중둔근 유연성을 위한 운동이다. 클램 쉘 clam shell이나 사이드 레그 레이즈 side leg raise같이 중둔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추천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왼쪽 벽이므로 오른쪽보다 왼쪽이 훨씬 중요하다. 평소 오래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는 경우 중둔근이 굳어 있거나 약화되기 쉽다. 중둔근을 활성화시키고 유연성을 증강하는 것은 원활한 하체 움직임을 위한 필수 요소다. 유튜브 등에서 중둔근 운동을 많이 찾아보는 것도 좋고, 길항근으로 내전근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둔근 운동은 중량 없이 맨몸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 굳이 중량을 칠 이유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력보다는 유연성이다.


마지막 운동은 바로 러닝이다. 타이거 우즈가 매일 10km 이상을 뛰며 훈련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단지 우즈는 본인의 러닝 운동이 너무 많았고 그것이 오히려 잦은 부상의 원인이 되었음을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그래서 우즈만큼 많이 뛸 필요는 없다. 우즈의 운동량과 연습량이 굉장히 많았으며, 우즈가 대학생 때 처음 수술한 부위가 왼쪽 무릎의 반월상 연골 파열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 스윙은 과거의 스윙보다 코어 근력과 유연성을 훨씬 더 많이 필요로 하지만, 그만큼 부상의 위험성은 훨씬 적다. 척추와 관절의 꼬임이 그만큼 적은 탓이다. 그래서 러닝은 전신의 근육을 깨울 정도면 충분하며, 빠르게 걷는 속도로도 충분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18홀을 지치지 않고 돌 수 있는 체력이다. 중간에 쉬는 시간 없이 45분 이상, 주 3회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부상 방지를 위한 운동은 어깨와 손목 스트레칭이 가장 좋다. 어깨는 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을 많이 추천하며, 야구의 투수들이 몸을 풀 때 많이 하는 운동을 추천한다. 현재는 한화 이글스의 단장으로 있는 손혁 단장이 코치 시절 만든 어깨 스트레칭 영상이 유튜브에 있으니 검색해서 보면 도움이 된다. 특히 양쪽 견갑골을 모으는 동작이 골퍼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일자목이나 거북목, 플랫백 증후군 flatback syndrome이 있는 경우 견갑골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아 부상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견갑골을 자주 스트레칭해 주는 것은 부상 방지와 더 빠른 헤드스피드를 갖는데 큰 도움이 된다. 손목은 가벼운 악력기를 사용해 100회 이상 운동을 해주거나 평소 손목 스트레칭을 생활화해 부드러운 손목으로 클럽을 휘두를 수 있도록 준비해 주면 좋다. 손목 스트레칭은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지는 않으며, 개인적으로는 마스터 최 master choi의 손목 강화 운동 영상을 추천한다. 주먹을 꽉 쥐었다 펴는 동작을 100회 정도 반복해도 좋고, 손목에 힘을 뺀 상태로 강하게 털어주는 동작을 여러 번 반복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억할 것은 근력 강화보다는 근지구력과 유연성의 강화가 골프를 위해서는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러 가지 통증으로 골프클리닉에 내원하는 골퍼에게는 해당 부위의 스트레칭을 알려 주고 필요한 경우 영상 링크를 보내주어 치료와 재활이 함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올해 시즌이 끝나고 지치고 아픈 몸을 이끌고 골프클리닉에 내원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골퍼가 많다. 내 스윙의 약점을 파악하고 향상된 내년 시즌을 위해 약점을 보강하고 강점을 살려야 할 시기다. 아픈 곳은 치료하고 약한 곳은 보강하여 빠르면 내년 2월의 전지훈련을 위해, 3월의 첫 라운드를 위해 올 겨울을 투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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