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천개 Aug 05. 2020

미역국과 데이터 - 디지털 마케팅이 뭐시여?


디지털 마케팅은 대체 뭐시여?


지금 제가 타이핑하고 있는 무선 노트북과 이를 표현하고 있는 노트북은 아날로그 세상에서 나온 건데 표현물은 디지털입니다. 저라는 존재도 아날로그인데 온라인 세상에서는 신승철, 시그니철이라는 디지털로 표현됩니다. 오늘 오전에 먹은 미역국과 흰쌀밥 사진을 찍어서 스마트폰에 저장하거나 화면에 옮겨놓는 것은 간접적 디지털화입니다.


이렇게 디지털이라는 말은 숫자 0과 1이라는 이진법으로 "생각, 물질, 현상 등의 정보"를 화면에 나타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정보들을 컴퓨터나 태블릿, 모바일 폰 등으로 보는 것입니다. 숫자 0과 1만으로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들은 물론 문화 같은 비물질도 전부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쏟으면 치우는데 애를 먹는 미역국을 온라인이나 화면으로 옮기는 디지털화는 이미 몇십 년 된 이야기지만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눈에 보이는 화면상 글자나 시금치 국은 전술한 대로 숫자 0과 1로 만들어낸 조합의 결과라는 점입니다. 복잡한 게임이나 계산기 같은 어플도 전부 숫자 0과 1의 조합으로 만듭니다.


여기서 데이터(Data)라는 게 있습니다. 데이터에 대해서 잘 아시겠지만 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과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런 데이터도 결국 숫자 0과 1로 표현하지만,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어떤 수치나 단위, 인풋이나 아웃풋, 변수, 글, 음성,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단어입니다. 그럼 디지털 마케팅에서 데이터를 설명하기 위해 제 경험을 좀 풀어볼게요.


제가 2004년쯤 석사과정인 토목환경 대학원에서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 우비 쓰고 밖에 나가서 빗물을 시간대별로 채취하는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시료 채취 시간이 1분, 10분, 30분, 1시간, 2시간, 4시간, 8시간, 12, 16, 24............. 시간을 보면 어디 가기도 뭐하고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험하는 사람은 평일이고 주말이고 없습니다. 이게 실험의 무서운 점 중 하나입니다. 잠시 딴 길로 샜는데요. 이 시간대별 시료들을 통해 질소, 산소 함유량, PH,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등의 수치를 측정하여 노트북에 기록합니다. 이런 하나하나의 정보 단위를 데이터라고 부릅니다. 이 데이터가 아주 많으면 빅 데이터(Big Data)라고 합니다.


데이터는 일단 실험 설계에 맞게 잘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잔뜩 모아놓기만 하면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이 데이터를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이냐, 어떤 문제를 파악할 것이냐,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어떤 주장을 하는데 근거로 쓸 것이냐 등의 고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가 유의미해집니다. 제가 진행한 실험의 경우도 현재의 오염상태를 파악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먹고 마시는 정수처리장 물을 깨끗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찾는데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도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에서 고객은 한 사람이 아니라 쿠키에 존재하는 'ID'나 웹사이트 방문수인 '세션' 혹은 '페이지뷰 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웹 사이트에 드나들 때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들 이를테면 스크롤 깊이(어디까지 스크롤을 내렸는지), 조회 페이지, 조회시간, 검색심도, 어떤 검색어를 실행하고 종료했는지, 오늘 하루 몇 번 방문했는지, 갤럭시 유저인지 아이폰 유저인지, 어떤 아이피 주소를 사용했는지 등등의 모든 데이터들이 수집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두피샴푸나 중고차 등의 "제품을 판매"하거나 글쓰기나 엑셀 강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수집된 고객(고객 행동)의 데이터를 자신의 목적 즉 매출과 수익 상승에 적극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고객 행동이라는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내심의 의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고객을 이해하는데 여러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데요. 그중 고객이 직접 입력하는 키워드 검색(행동)으로 간편하게 고객의 목표나 구매 단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들면, 2명의 고객이 쓴 키워드 검색 행동입니다.

1. 쏘렌토로 검색

2. 쏘렌토, 2018년식, 주행거리 5만 km 이하, 2000만 원 이하로 검색


위 사례 중 어떤 고객이 쏘렌토를 구매할까요? 최종적으로는 1번 고객일 수도 있고 2번 고객일 수도 있습니다. 1번 키워드인 쏘렌토를 검색한 고객은, 대략적인 쏘렌토 매물의 가격을 탐색해본 후 자신의 여건에 맞는 연식과 주행거리를 가진 쏘렌토를 찾는 구매 여정의 시작단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는 고객이 방금 입력한 키워드를 통해 고객이 구매단계의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이 데이터를 가진 당신은 각 단계에 맞는 메시지를 주고 고객이 다음 단계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고민 단계에 있다면 파격 할인이나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민을 없앨 수 있고 후기나 리뷰를 통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고객 구매 여정은 "인지-흥미-고민(고려)-구매-재구매"라고 단순히 표현할 수 있습니다.


쏘렌토라고 검색했다면 대략 인지나 흥미 단계에 해당합니다. "쏘렌토 18년식" 혹은 "더 뉴 쏘렌토", "올 뉴 쏘렌토", "4세대 쏘렌토" 이렇게 검색했다면 고민 단계나 구매단계에 매우 근접한 경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경우는 구매할 대상은 정했고 이제 가격비교만 남은 상황이 대부분입니다.


"중고차"로 검색한 경우라면 해당 제품 분야에서 가장 포괄적 키워드이므로 구매까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이 걸릴 겁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키워드 심도가 깊어질수록 구매단계에 가깝다는 점입니다. 제품명이나 품번명을 검색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다만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혹은 특정 단계에서 고객이 더 이상 웹 사이트에 체류하지 않고, 종료하고 나갔다면(여기서 이탈이라는 표현은, 랜딩 페이지만 조회하고 나간 경우로 실상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으므로 이탈 대신 종료로 표현) 그 부분은 눈여겨봐야 합니다. 구매를 완료하고 나간 것이라면 좋은데, 마음에 들지 않아서 경쟁자의 사이트로 옮겨간 것이라면 문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수정/보완할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요. 이런 데이터들을 수집만 해놓고 제대로 해석을 하지 못하거나 내버려 둔다면 고대하는 매출 상승과 더불어 수익 상승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데이터는 수집이 아니라 활용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하는 대표나 마케터는 자신들이 수집한 데이터들이 주는 의미를 곱씹어서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려고 애씁니다. 글로써 간단히 표현했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이 디지털 마케팅을 수행하는 과정입니다. 결국 디지털 마케팅도 마케팅의 일부분이고, 마케팅의 목적은 누가 뭐래도 고객이 어떤 단계에 위치해있는지 파악한 후 고객을 그다음 단계로 이동시켜서 결국 구매에 이르게 하는 데 있습니다.


애드벌룬이나 현수막을 거는 오프라인 활동이 아닌, 온라인으로 수집/정량화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목적대로 고객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디지털 마케팅(Digital Marke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인 기업 생존에 필수! 판매 그리고 디지털 마케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