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_02

운동이 아닌 재활 훈련

by 김물꽃

거의 1년 만에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불평불만을 쏟아냈던 프롭테라피는 드디어 안녕을 고했다.. 정말 나와 맞지 않아. 무튼 고향에 돌아온 마음으로 즐겁게 수업을 들으러 갔지만 1년 동안 방치했던 내 몸뚱아리를 마주하니 처참했다. 원래도 뻣뻣한 몸이라 좀만 소홀해도 나는 나무토막을 넘어서 쇠파이프가 된다.


뭐 거의 구부려지지 않는 몸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다른 분들은 모두 몸을 접어갈 때 나 혼자 우뚝 서있었다. 선생님도 나도 놀랄 유연성이라 탄식을 자아냈다. 선생님은 거의 건강진단 해주시듯이 척추 측만증 있는 거 알아요? 지금 등 굽어있는 거 알아요? 하며 하나씩 짚어주셨는데 슬프게도 이미 다 아는 사실이었다.


차라리 근력을 쓰는 운동이면 악으로 깡으로 버티느라 나름 잘해보이는 것처럼도 보였겠지만 첫날 들은 수업은 대부분 유연성을 쓰는 운동이라 민낯을 드러냈다. 요령 따위 없었고 도망칠 곳도 없었다. 중간중간 자세도 망가져서 선생님은 매번 달려와 몸을 이곳저곳 살펴 접어주셨다. 그 터치 한 번에 속으로는 정말 곡소리가 났다. 이를 악무는 정도를 넘어서 이건 정말 웃음만 나온다.


첫날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진심으로 걱정하며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기운이 다 빠져 겨우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정말 오랜만에 근육통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운동하고 근육통이 느껴져야 괜히 뿌듯하긴 하지만 요가를 하고 느껴지는 근육통은 누구한테 두들겨 맞은 거 같은 잔잔하면서도 깊숙한 고통이라 며칠 고생하긴 했다.


그러고 사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그 일주일을 건너뛰고 그다음주에 수업을 들었다. 그땐 아침 수업이었는데 정말 나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본인의 몸을 사용하는 거 대로 몸이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거의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것처럼 보고 있으면 몸이 왜 저러지? 싶었다. 이 날도 거의 선생님의 일대일 밀착 마크로 겨우 수업을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요가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어쩌면 동작들 하나하나가 찢어질 만큼 빡센 건 그만큼 이 동작에만 집중하게 일부러 고안한 거라고도 생각한다. 요가가 명상 훈련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하니 그럴 법하지 않나? 무튼 동작들은 정말 빡세다. 하지만 그만큼 이 순간, 내 몸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잡생각이 사라진다.


이번 수업에서는 균형 잡는 동작들도 들어있었는데 전에 말했듯 난 요가에서 이 동작들을 제일 좋아한다. 엎드려서 오른손을 들고 왼쪽 다리를 드는 그런 동작이었는데 몸이 흔들흔들 하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집중하다보면 어느새 떨림이 멎는다. 이 순간 이 자세를 하는 내가 굉장히 멋있어보이고 맘에 들고 그렇다. 괜히 요가 잘해보이고 그런.


그 동작만큼은 다른 분들보다도 더 잘해내고 있어서 많이 뿌듯했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운동이라 해도 역시 난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멈추지 못하나보다. 비교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대부분 이겨야 썽이 풀리긴 하지만. 운동할 때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도 싶고.


이런 날들을 보내는 중이라 아직까지 요가는 아직 운동이라기보다 재활훈련에 가깝다. 특히 그동안은 단체 수업을 받느라 사실 동작 하나하나를 제대로 배우기보다는 따라하는 정도였는데 이번 수업에서는 너무 극심하게 못해서 그런지 선생님이 자세하게 알려주신다. 처음엔 좀 부끄럽기도 했는데 이렇게 밀착마크를 받고 있으니 감사하다. 늘 그랬듯이 지금의 뻣뻣함도 시간이 지나면 부드러워질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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