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초능력 일기 13.
지하철역 8번 출구 앞 매대를 펼친 사람이 보였다. 작은 돗자리 위에 찬찬히 놓인 네잎클로버. 작은 것은 천 원 큰 것은 삼천 원이라는 꼬리표를 매달고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빈은 망설임 없이 다가가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작은 걸 하나 사면 천 원치 행복이 오나요.
무심하게 던지는 말에 상인이 와르르 웃었다.
매대에 있는 행운 전부 다 사려고?
응.
행운을 그렇게 쉽게 사려 들면 못써요.
그래도 좋으니까 다 주세요.
쏟아지는 웃음을 보고 있던 서빈이 손을 뻗었다.
일단 밥부터 먹으러 가자.
쓸없능. 쓸모없는 초능력을 모든 사람이 하나 정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 마주 앉아 돈가스를 먹고 있던 서빈이 말했다. 그래서 행운을 좀 팔았어? 윤서는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의외로. 의외로 행운을 사려는 사람이 많더라고. 너처럼. 서빈이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알려주지 않아도 능력을 잘 쓰는 녀석은 너밖에 없는 것 같아.
윤서가 어깨를 으쓱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서빈이 가고 싶어 했던 맛집은 이미 예약이 다 차버려 지나가다 보이는 식당에 들어온 상태였다. 아무 데나 골라 들어온 것치곤 이곳도 꽤 인기 있는 식당인 모양인지 금세 빈자리가 채워졌다. 뒷자리엔 조잘거리는 연인이, 앞자리엔 혼자 식사를 하려는 남자 한 사람이. 구석진 자리에는 무심한 듯 서로를 챙기는 커플이.
있지.
응?
왜 다들 네잎클로버를 사려고 하는 걸까?
쉽게 사는 행운이라서? 하고 덧붙이는 윤서의 말에 서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글쎄…. 하고 말을 길게 늘이던 서빈이 말했다.
길 가다가 잔디 틈 사이에서 네 잎클로버를 발견하면 기뻐?
응.
네 능력은 ‘네잎클로버 발견하기’잖아. 그래도?
음…. 응. 아무래도.
그런거야.
설명 없는 말에 윤서가 멍하니 서빈을 봤다. 서빈이 남은 돈가스를 입에 잔뜩 밀어 넣고 우물거리며 말했다.
그 사람들한테는 네가 네잎클로버라고.
물 한 컵을 가득 따라 윤서에게도 건네고 제 입에 한 컵 가득 부어 넣는다. 꿀꺽 소리가 날 것처럼 물을 털어먹고서 서빈이 개운하게 말했다.
“도시에서 네잎클로버 발견하기가 쉬운 줄 알아? 길 가다가 보이는 행운인 거야, 그 사람들은. 네 능력이 잔디 속에서 네잎클로버 찾기라면 그들은 도시 속에서 네잎클로버를 발견한 셈인데, 그 작은 행운에 확실한 행복을 더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리 있겠어?”
이제 어디 갈까. 하고 서빈이 무심하게 덧붙였다. 윤서는 남은 돈가스 하나를 반으로 나눠 서빈에게 반으로 건네며 말했다.
네잎클로버… 찾으러. 걸으러 가자.
좋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