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속도

오른손의 감각

by 녕이담

오른손의 불편함이 벌써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처음 인대 주사 치료를 받은 이후로도

계속 상태의 호전이 없어서

그 다음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했다.


초음파를 보면서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데

저절로 이를 악물고 눈물이 찔끔하는

고통을 견딘 보람도 없이,

며칠 후 손목의 염증 상태가 더 활성화 되어버렸고..

통증으로 인해 손가락만 간신히 쓸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이 더운 여름에 반깁스를 하고 삐질대는 땀과

왔다갔다 하다보니

땀으로 팔이 불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어찌나 불쾌하던지...


식사를 할 때도 통증에 젓가락질 할 때도

손 근육을 타고 전달되는 찌릿함으로 결국 포크를 써야했다.


더욱 문제는 매일 달아야 하는 수액 때문에 손을 안 쓸 수가 없는 것.


다른 일은 왼손을 써서라도 하고 있지만, 이 일 만큼은 무균적 행위를 포함해 여러 안전 문제가 있다보니 결코

대충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주변 사람들을 포함해 대부분 '불편하겠구나' 같은

짧은 안타까움을 표현해 주지만 결국 이런 고통도 고생도 나의 몫이라는 것을 이럴때마다 어쩔 수 없이 깨닫는다.


어쩐지 느껴지는 설움이 오른손의 통증으로 그대로 흘러가는 듯하여서 자조적인 웃음을 짓는다.


삶은 감사함 만으로는 지탱하기 어려워서

이렇게 한번씩 힘든 고난을 선사 해준다.

이런것마저도 인생의 밸런스인건가 싶다.


의사 선생님과 상담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해보았지만 재발한 증상이라 최대한 사용을 하지 않아야 나을 것이라며 선생님 역시도 고민스러운 얼굴로

'환자분께서 선택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하고 선택지를 주신다.


이미 몇 십년간 반복된 좋은 답을 향한 선택이 아닌,

그나마 나을 것으로 여겨지는 삶의 질 방면을 위한 연속선.

선택의 길이 하나 더 눈앞에 놓여졌다.

결국 이미 겪은 한차례 주사 치료 이후의 부작용 때문에

보존적인 치료로 물리치료와 약물로 당분간 더 버텨보기로 하였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부위부터 타고 팔까지 올라오는

찌릿함과 간지럽고 욱신거리는 여러 감각들을 느끼며 일정 사이에 물리치료를 하고 약을 받아왔다.


기존 먹는 약들과 함께 한가득 쌓여있는 약봉지를 보며,

이 오른손의 감각이 어서 통증이 아닌 건강한 감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