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1 | 1차 항암 후 나의 상태
1차 항암은 무사히 잘 마쳤다 (에피소드 18 참고). 2주반 정도를 퇴원해서 집에서 회복하면서 2차 항암을 기다리고 있다. (2차 항암입원도 1차때 처럼 역시나 밀린다.) 이번 에피소드는 항암을 하면서 생기는 일반적인 부작용들과 내가 겪는 증상을 적어본다.
메스꺼움과 구토 (있음): 첫주에는 메스꺼움이 재법 있었다. 어지러움도 계속 되었다. 특히 잘때 구토가 나올뻔 하여 며칠동안 항오심약으로 진정했었다. 다른 환자들은 고구마 같은 음식으로 오심을 눌렀다고 했는데, 나의 경우 그런 음식들이 오히려 역하게 느껴졌고, 대신 오심이 올때마다 물로 꾹꾹 눌렸다.
피로감 (저하됨): 첫째주는 정말 피곤했다. 자도자도 계속 졸렸고, 메스꺼움을 잠으로도 눌르기도 했다. 조금만 숨차는 일이 있어도 쉬 피로해졌다. 그럴때마다 잠으로 다스렸다. 둘째주부터 컨디션이 돌아오더니 평소 일상생활을 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밤잠을 잘 잤고, 낮잠은 최대한 피했으며, 가벼운 운동을 포함해서 일상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탈모 (있음): 머리가 빠질 것을 대비하여 1차 항암전에 미리 9mm 길이로 짧게 짤랐다. 다들 정확히 14일만에 탈모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도 14일 오후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귀쪽 옆머리부터 듬성듬성 빠지기 시작했고, 머리 윗부분과 뒷부분으로 번졌다. 듬성듬성 빠지는게 보기 싫어서 한번 더 바짝 밀어버렸다. 처음한 삭발이라 그런지 정수리쪽 두피가 온도조절을 잘 못한다. 그동안 머리카락에 덮혀서 온도조절이 불필요했을 것이다. 모자나 비니로 온도조절을 대신한다. 어쨌거나, 삭발한 스타일이 오히려 반응이 좋아서 새 헤어 스타일을 잘 찾은듯 하다.
입맛 (이상해짐): 첫주에는 입 안쪽 침샘부터 마르기 시작하더니 단맛이 쓴맛으로 느껴졌고, 혓바닥도 무감각해졌다. 둘째주부터 서서히 회복되었고, 셋째주에는 거의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퇴원하자마자 매운맛이 강하게 땡겼고, 그 이후로 쓴맛이나 역한 느낌이 날때마다 적당히 매운 음식으로 속을 달랬고 입맛을 다스렸다. 매운맛 덕분에 빨리 입맛을 되찾은 듯하다.
음식 식사 (다양하게 함): 1차 항암 중에 음식식사 교육을 받았다. 항암 후에는 체력 회복이 중요하므로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게 중요하다 하였다. 암식단 (에피소드 16 참고)을 잠시 미루고, 입맛에 당기는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었다. 특히, 어머니가 잘 해주시는 삼계탕, 게국, 미역국, 전복죽, 보쌈, 조기국, 카레 등을 주로 먹었고, 그 외에도 소고기, 오리고기, 국수, 냉면 등 외식도 자주 하였다. 식사를 잘해서 그런지 2kg이 오히려 쪘다. 2차항암 전 피검사에서는 모든 수치들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의사선생님이 알려주셨다.
간식 (안먹음): 다른 환자의 후기를 보면 고구마나 감자같은 음식으로 속을 달랬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간식이 오히려 입을 텁텁하게 만들고 오심을 만들었다. 쌀에서 오는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어지럼증이 서너번 발생했는데, 배가 불러도 밥 한공기는 꼭 챙겨먹은 뒤로는 어지럼증이 없어졌다.
구내염 (없음): 항암했던 1주차는 입안이 마르고 뻣뻣함에 이렇게 구내염이 생기겠구나 싶었다. 다행이도 2주차부터 그 뻣뻣함이 사라지고 마른 느낌도 사라졌다. 2차항암 전까지 구내염은 결국 발생하지 않았다. 평소하듯이 깨끗이 양치하고 워터픽으로 새척 관리했다. 가글용 식염수도 준비해 두었으나 염증이 생기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았다.
고열과 염증 (있음): 38도 이상의 고열이 지속될 경우 응급실로 오라고 안내 받았으나, 2주반 정도 사이에 고열이 발생한 적이 없다. 하지만, 2주차가 되니 수술부위 중 일부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잡혔다. 수술한지 거의 2달이 되었고, 수술 부위가 전체적으로 매우 잘 아물렀던 터라, 염증은 의외였다. 평소 같으면 아물은 상태로 잘 유지되었을텐데, 항암 후 몸에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생긴 염증이다. 급하게 외래를 잡기 어려워, 당 병원 응급실로 찾아갔다. 본원 암환자들은 우선순위로 진료를 봐 주었고, 응급처치 후에 항생제를 처방 받았다.
배변과 배뇨 (장애 옴): 병원에서 퇴원할때는 한동안 변비에 고생했다. 퇴원 후 셋째날 때인가 첫 대변을 보고 나서는 그 이후로 배변에 문제가 없었다. 그 사이 가벼운 설사는 한두번 왔으나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배뇨 역시 큰 문제 없이 넘어갔다. 특히 물을 많이 마시라는 지시를 잘 따랐고, 그래서 그런지 배뇨는 문제 없었다.
피부 및 손톱의 변색 (없음): 얼굴과 몸에 뾰루지가 재법 생겼다가 없어졌다를 반복했다. 대체로는 피부색이 어두워지거나 손톱이 변색된다고 하던데 나의 경우 그렇지는 않았다. 항암을 하면 차수마다 손톱에 띠가 형성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나의 경우, 아직 발견되지는 않았다.
손발저림 및 근육통 (동반됨): 손발저림은 없었지만 근육통이 사나흘 진행되었다. 특히 골반과 허리쪽에 근육통이 불시에 생겼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였다.
가슴과 심장 (답답함):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자주 왔다. 또한 심장이 부정확하게 뛰는 느낌도 종종 왔다. 심호흡을 크고 깊게 하여 심장을 달랬다. 심장 가까이 다달은 캐모포트의 호스관 때문일 수도 있겠고, 아니면 아드리아마이신의 부작용 때문일 수도 있겠다. 답답한 느낌이 가면 갈수록 잦아들었다. 2차 항암때 비슷한 답답함이 다시 온다면 항암약 때문일 수 있겠다.
캐모포트 (자리잡음): 캐모포트 시술 자리는 3주내내 아물고 있는 과정에 있고, 상처를 보니 아직 서너주 더 치유되야 할 듯 하다. 둘째주부터 캐모포트 주위로 멍이 생겨서 아직도 있다. 의사선생님께 여쭤봤는데, 아래로 생기는 멍은 자연스러운 것이라 했다. 케모포트는 현재까지 잘 자리잡은 듯 하고, 이물감도 많이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