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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웨이 - 줄리아 카메론

by 기암

트레바리 독서모임으로 토론을 하다가 어떤 분의 추천으로 알게된 책이다. 우선 책 제목이 바로 마음에 들었다. 제목만으로 유추해봤을때 예술가가 걸어온 길 정도로 생각하였다.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나의 최근 배움들이 아티스트로 가까워 지는 듯 하여, 책을 통해 좋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첫 챕터를 읽고, 이 책은 은퇴자에게 전하는 지침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소 김이 빠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은퇴자 뿐 아니라 암을 앓고나서 여러 방면으로 창조성을 찾고 있는 나에게도 좋은 가이드가 되는 책이었다.


은퇴는 인생의 제2막의 시작이다. 나는 아직 은퇴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이 나의 인생의 제2막은 확실하다. 스스로를 은퇴자라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는데, (은퇴할 나이인 60~65세가 아닌) 40대 중반에 인생의 제2막을 얻고 깨우친 것은 행운이라 생각했다. 창조성을 끌어내기에 상대적으로 젊고 기회가 많아서 행운이였고, 또한 이 책을 통해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음을 확인하고 여러 깨우침을 얻어 감사했다.


저자는 12주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각 주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매일 ‘모닝 페이지’ 작성을 권하고, 매주마다 과제를 주고, ‘아티스트 데이트’, ‘산책’과 ‘회고록’을 작성하도록 가이드 한다. 시간이 충분하여 저자의 의도대로 12주 프로그램대로 따라해 봐도 좋았겠지만, 현재 하는 여러 활동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임의로 대체했다. 즉, ‘모닝 페이지‘는 자주 쓰는 블로그글로 대체하고, ’아티스트 데이트‘는 피아노 레슨, 그림 동호회, 독서토론클럽 등을 찾아가는 여정들이 이미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산책‘ 역시 매일 가는 gym과 동네 여기저기를 걸어다는 것으로 대체했다. (심지어 당근에는 아티스트웨이 커뮤니티 모임도 존재한다.)


다음은 책을 읽으면서 깨우쳤던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다.

‘나는 내 안에 창조적 예술가가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p135)‘ 나는 이 예술가를 깨워내고 성장시키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기암(Kiam)은 나의 블로그 필명이자, 암과 투병하고 있는 나이자, 내면의 아티스트이다. 내 안의 창조적 예술가인 기암은 지금 그 역할을 잘하고 있다.

저자는 프로젝트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지금 하고 있는 여러 활동들을 각각의 프로젝트로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러 예술적 활동들에 보다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예를 들면, 피아노 프로젝트는 어떤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목표를 가진 것이라던가, 또는 중국어 프로젝트는 HSK 1급을 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 동안은 그냥 배우고 습득하는 것 까지만 했다면,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인 목표를 작성하면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든다. 언젠가 프로젝트 관련된 글들을 써야겠다.

‘내면 검열관‘은 불쑥 나타나서 부정적인 생각을 만들고 소극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데, 회사생활을 했던 당시 나에게도 아주 크게 작용했다. 투병하고 있는 요즘은 내면 검열관을 거이 마주하기 어려운데, 회사 복귀하면 다시 자랄 것임이 분명하다. 내면 검열관을 잘 다스리는 방법이, 스트레스 관리와 더불어, 성공적인 회사 복귀를 좌지우지 할 것이다. 저자는 이름을 지어보라고 권한다. 우선 너의 이름은 쾀 (Kuam, Kiam과 비슷하고 검열‘관’과 발음이 비슷하다) 이다. 얼마나 쾀을 자주 소환할지 모르지만 우선 이름을 지었으니 시작이 반이다.

‘당신이 당신 자신과 유대 관계를 맺을 때, 혼자 있더라도 항상 좋은 친구과 함께 있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고,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당신의 능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다 (p496)‘. 나는 현재 나 자신과 아주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느낀다. 이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는 능력이 좋아지길 바란다.

’우리 감정을 정확히 명명하려고 노력할 때 우리는 종종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뭔가를 정확하게 명명하는 행동은 우리가 추구하는 바른 행동으로 우리를 안내하는데 도움이 된다 (p748)‘. 이 부분은 나의 블로그의 초기에 혼돈된 감정을 정확히 적어나간 것과 일맥상통한다. (에피소드 27 참고​) 덕분에 안도감을 얻었으며, 현재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정체에서 행동으로 옮겨가면 자아 존중감이 생긴다. 우리의 행동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그러한 행동을 하는 우리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 (p1382)‘.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으나, 용기내서 기운내어 행동으로 옮겼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예술을 배우는 많은 행동들이 나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여긴다고 느낀다.

‘꿈을 향해 행동할 때 우리는 힘과 용기를 얻는다. 첫 번째 붓칠은 두 번째 붓칠로 이어진다. 첫 번째 단어는 그 다음 단어로 이어진다. 우리의 창조하는 능력은 시작하는 데 필요한 믿음과 낙관주의의 양과 관련이 있다. (p1383).’ 꿈은 아니더라도, 나의 여러 창조성에 작은 한 스텝들을 더하고 있다. 각각의 한 스텝이 다음 스텝을 만들고 있음을 느낀다.

’건강한 이기주의를 찾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감정에 대한 정직함과 우리 자신에 대한 연민 사이에서 섬세하게 균형을 잡아야 한다. (p1565)‘. ’건강한 이기주의‘ 라는 단어가 좋다. 최근에 내가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결과와 일맥한다.

’성인은 종종 이러한 자연스러운 관점을 잊어버리고 빨리 배우라고 자신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즉시 해결책을 찾아내라고 조바심을 내며 자신을 다그친다. (p170)‘. 그리고 이 문장도 일맥하는데,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매우 너그러워져야 한다. 이것이 중요하다. 특히 은퇴 초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 시기에는 당신 자신에게 아무리 너그러워도 지나치지 않다 (p174)‘. 아프기 전에 내가 나 스스로를 다그친 모습이였다. 복귀해서는 나에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자. 또한 팀원들에게도 같은 모습으로 관대하자.


끝으로, 책을 읽는 도중 아버지를 종종 떠올렸다. 아버지는 은퇴하신지 한참 되었다. 은퇴 당시 노후준비를 잘 해 두셨을 것이라 믿지만, 본인의 창조성을 위한 준비도 잘 되셨었을까 하는 질문이 들었다. 그 간의 소식으로는 여러가지 활동들 (자전거, 그림 등등) 하신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뜸하다. 어쨌든 요즘 아버지를 보면 일련의 활동들을 서서히 시작하시는데, 20년 만에 잠시 다시 같이 사는 아들로 인해, 영향을 받는듯 해 보이신다. 책을 다 읽자마자 한번 보시라고 이 책을 추천해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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