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요즘 좀 힘들어 보이는 아는 동생이 있어서 함께 커피를 마시자고 약속을 잡았다.
이 동생은 항상 깨발랄한 성격으로 분위기에 맞추어 막춤도 잘 추고 깡 마른 몸에 어울리지 않는 대식으로 우리를 놀라게 하는 유쾌한 친구이다.
하지만 요새 만날 때마다 그 발랄함들이 사라지고 많이 힘들어 보였다.
그래서 모닝커피에 과자를 먹으며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냥 피곤하고 지쳐 보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
하자 동생이 얘기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요 근래 시작한 사업이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고 있었다.
처음 해보는 영역의 일이라서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 항시 스마트폰 앞에서 대기하며 살아야 하는 느낌이다.
너무 쉬는 날이 없이 항상 일 생각으로 시달리다가 얼마 전부터 동업자와 딱 하루라도 쉬는 날을 꼭 가지자고 결정하고 요 근래에는 일주일에 하루라도 쉬는 날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동생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안 나는 열심히 리액션을 해주었다.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그렇지 그럴 수 있지.
맞아! 맞아!
열심히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안 그녀의 얼굴이 조금이라도 환해지고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한 시간 남짓 시간을 함께 보내고 헤어지면서
오늘 시간 내어 이야기를 들어주어 너무 고마워요
라고 인사하며 그녀는 일터로 갔다.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
그냥 열심히 공감해 주며 이야기에 반응해 준 것뿐 내가 한 일도 별로 없지만
동생은 많이 고마워하며 일을 하러 갔다.
예전에 무한도전이라는 프로에서 무한상사라는 상황극을 할 때 서로의 손을 잡고
“그랬구나”라고 반응해 주며 상대의 마음을 읽어 주는 연습을 했었던 게 생각이 난다.
그 장면에서는 그저 재미로 상대의 말에 반응해 주며 코믹하게 상황이 종료되었지만
사실 “그랬구나”라는 공감의 한 마디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한 마디 안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는데
너의 고통을 이해해
내가 옆에 함께 있어
넌 혼자가 아니야
등등의 격려의 메시지가 이 말 한마디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칫 다른 사람을 위해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해주어야 그들을 돕는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냥 그들의 이야기에 이 한 마디로 반응해 주면 좋겠다.
그랬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