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 롤모델이 되었어요! 나도 당신처럼 잘하고 싶어요”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해온 적이 있는가?
다른 사람이 나를 롤모델로 삼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다.
나는 최근에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무대에서 통역을 마치고 나서,
강의를 끝마친 후에,
나를 롤모델로 삼고 싶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롤모델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은 좋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책임감을 느끼게 해 준다. 나는 충분히 좋은 모범이 되어 주고 있는가?
어떤 사람에게 좋은 롤모델이 생긴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나의 롤모델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몇 해 전 국제 모임에 갔다가 무대에서 통역을 하시는 남자 선생님 한 분을 보게 되었다.
영어와 한국어를 통역하는 그분을 보면서 도전을 받았다.
강사가 말을 너무 빠르게 하면 그 호흡을 따라가느라고
통역자가 흥분해서 말이 일그러지도 하고
듣는 사람들에게 이해가 잘 안 되는 통역이 되기 십상인데
그 선생님은 강사의 말의 속도를 잘 따라가면서도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의 귀에 쏙 쏙 박히게 또박또박 통역을 해주고 계셨다.
그러면서도 강사의 말의 높낮이, 속도를 어느 정도 맞추면서 통역과 강사의 말이 따로 놀지 않도록 적당한 호흡을 잘 맞춰 가시는 게 놀라웠고 나도 저런 통역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을 마치고 나서도 그분이 생각나서 이 분을 내 통역의 롤모델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고
통역을 맡게 될 때마다 그분의 모습을 떠올리며 통역을 하기 시작했다.
강사의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도 청중을 충분히 고려하고 배려하는 통역.
이후에 통역을 맡게 될 때 확실히 나의 통역이 달라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통역 이후의 피드백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만족스러워졌다.
그런데 재밌게도 나는 아직 그분의 이름도 모른다.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그분의 이름을 잘 기억해 두지 못했던 탓에 롤모델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아이러니한 상황 가운데에 있지만 좋은 롤모델이 생긴다는 것은 그 롤모델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떠나서 개인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다.
좋은 롤모델을 찾고 그분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것,
또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주고 있는 존재가 된다는 신나는 일이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
이 신나는 일에 많은 이들이 참여하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