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
1년에 한 번 정도 다녀가는 엄마의 집.
6시간 걸려 도착한
지리산 기슭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
엄마는 백숙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새아버지는
엄마가 아껴 둔 토종닭이라며
다른 닭이랑은 다르다고 했다.
연하고 맛있었다.
새아버지와는 달리
엄마는 비닐장갑을 끼고
뼈만 발라 주신다.
다음날 둘째 이모를 만났다.
이모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엄마 얘기 중간중간에 내 이름이 들린다.
“얘들아 내 얘기 좀 들어봐라.”
얼마 전에 쌀을 사려고 시장을 갔는데
혜자(막내 이모)를 만난 거야.
막내 이모 - 언니 내가 태워다 줄게.
엄마 - 나 버스 타고 가면 돼.
막내 이모 - 아니야 언니 내가 태워다 줄게.
엄마 - (얘가 또 무슨 꿍꿍이가 있구나)
그려 그럼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혜자가 그러더라.
막내 이모 - 언니 나 반찬 좀 싸 줘.
엄마 - (니가 그럼 그렇지)
이것저것 반찬을 챙겨 주고 보냈지.
어제 소영이가 온다잖아
소영이 주면 해 주려고
넣어 놓은 토종닭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야.
혜자에게 전화를 했어.
엄마 - 너네 집에 혹시 닭도 갔냐?
막내 이모 - 응 왜?
엄마 - 나 그거 소영이 주려고 아껴 놓는 건디
막내 이모 - 그래서 다시 줘?
엄마 - 아녀… 너 맛있게 먹으라고.
닭을 사러 온 동네를 다 돌아다녀도
다 동나고 없네
겨우 하나 남은 거 사서
한 게 어제 니가 먹은 그 닭이야
나 -
엄마,
근데 그리 맛있는 백숙 첨 먹어봤어.
엄마가 산 것도 토종닭이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