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 감각

by 강소영




토요일 퇴근하자마자 씻고 누웠다.


바닷밑으로 한없이 가라앉은 느낌.


침대 옆 작은 공간.

엄마가 사주신 전기장판 위에 몸을 뉘었다.


아이는 아빠와 마크 삼매경이다.


밤 11시.

아이가 아빠와 잠자리 인사를 한다.


“아빠 나 갈게!”


“우와 오늘 정말 재밌었다.”


한마디 하더니 얕은 코를 골며 이내 잠에 빠졌다.


스르르 눈을 감았다.


밝아진 조명 위로 아빠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너네 엄마 정말 대단하다.

이 시간까지 잠을 자네.”


오후 세 시 정도 되자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도 자?”



아빠는 쇼핑 봉투를 내민다.


내가 좋아하는 따끈한 옥수수다.

한 입 베어 물었다.




규연

– 슉우으이슉휵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내는지 알아?


아빠

– 왜?


규연

– 용암에 닿기 싫어서.


아빠

– 용암에 닿는 것조차 싫어? ㅎㅎ


규연

– 용암에 빠지면 경험치가 0이 되지.

그럼 나 울 거야! 아빠 나 울 거야!



피식 웃으며 일어났다.


샤워하고

책 하나를 집어 들었다.



“소영아 아직도 자?”


“아… 또 잠들어버렸어.”


“어디서 본 게 있는데 겨울잠 대회 있더라.

너 거기 나가면 1등 할 것 같아.”




아이는

10시가 되자

침대가 아닌 내 옆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규연아 엄마랑 침대로 올라가자.”


“응 알겠어! “



6시.

알림 벨이 울린다.



아… 오늘부터 다시 러닝 시작해야 하는데…

아니, 신발만 신고

문 앞에 나갔다가 다시 오자.


신발을 신고 밖에 나가 아파트 입구까지 걷다가 다시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눈 떠보니 7시가 넘어 있다.


불을 켠다.

탁자 위에

어제 먹고 남은 옥수수 하나가 날 보고 있다



“그래 아침은 이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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