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컷:관계와 구조
학창 시절, 돈이 없으면 가던 곳이 있었다.
작은 고모 집.
거긴 내가
몇 번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
겨우 발길을 옮기던 곳이었다.
고모는
내가 한 달에 한 번 오든
두 달에 한 번 오든
밥을 차려주고
손에 2만 원을 쥐여 보냈다.
동생 결혼식인 어제
오랜만에 고모를 봤다.
“소영아, 네가 이렇게 한복도 입고 이쁘게 있으니 기분이 좋다.”
“고모, 난 아직도 고모가 너무 고마워.
내가 매번 찾아갔어도 고모는
싫은 내색 한 번도 안 했잖아.
뻔히 용돈 받으러 오는 거 알았을 텐데도.”
고모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런 말 하지 마라, 야.
그때 니 표정 볼 때마다
얼마나 눈물 났는지 아냐.
돈도 조금밖에 못 줘서
더 속상했어 “
“고모, 화장 번진다ㅎㅎ 울지 말자.”
잠깐의 오 분.
내 학창 시절부터 이어져 온 시간을
처음으로 말로 꺼낸 순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