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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드 Dec 09. 2017

목소리로 전하는 이야기를 꿈꿨던... 아니 꿈꾸는...

나와 팟캐스트, 그리고 라디오키즈

블로그를 뒤져보니 대략 2006년쯤 부터였나 봅니다. 음악방송에서 파생된 팟캐스트를 시작한 게. 대학 생활에 영 적응을 못하던 즈음에 만난 음악방송은 청취자(팬;;;)를 크게 불리진 못했지만, 제 삶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 활력소였고 지역 방송이라고는 해도 DJ콘테스트에까지 나갔었으니 당시 성적에 따라 삶의 방향까지 바뀌어 버렸을지도 모를 흥미로운 경험까지 안겨줬었는데요.


취업이라는 거대한 삶의 변화 속에 온전히 음악방송에 집중할 수 없었기에 저작권 문제 등 다른 부수적인 문제를 들어 음악방송, 그리고 그 음악방송의 녹음 파일로 시작된 팟캐스트는 갈 곳을 잃어버렸습니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쌓여있으니 이어가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 뒤에도 음악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면서 IT 이야기나 일상 얘길 담은 파일을 팟캐스트 사이트에 올려 글이나 사진, 동영상과는 목소리가 전하는 경험을 이어 가려했지만, 오래 이어가질 못했는데... 돌아보면 게으름 같은 부수적인 문제보다 아이템과 기획력의 부재가 컸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쌓아가는 콘텐츠와 결이 다르거나 결이 같다면 좀 더 흥미로운 걸 얹었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거든요.


그 사이 새로운 경험도 적잖게 해봤습니다. 일찍 시작한 덕분에 포딕스, 햄피아 등 지금은 사라진 팟캐스트 사이트 운영자들과 만남을 가지며 의견을 나누기도 했고, 공동체 라디오에서는 팟캐스트의 정의와 역사 같은 소소한 이야기를 강의해보기도 했으니까요. 결과적으로는 남들보다 블로그를 빨리 시작했던 만큼 팟캐스트도 붐이 일기 전에 시작했다가 접어버린 꼴이 됐지만...


작년에 마이크를 새로 사면서 다시 팟캐스트를 시작해보리라 마음 먹었다 그 생각에 쉼표를 찍는 등 실행으로 옮기는 걸 주저만 하고 있네요. 이젠 좀 더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직장과 삶, 거기에 블로그와 팟캐스트까지 욕심내는 것 만 많아서 말이죠. 능력이라도 있다면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쉼표를 떼어내고 크게 심호흡하고 마이크 앞에 앉으려면 여전히 고민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어제 옛 동료들과 모임을 갖다가 콜라 한 병에 취해 주절거린 제 얘기를 듣고 팟캐스트 해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가 스위치가 되어 또 이런 얘길 주절거리게 되네요.ㅎ 콜라 한 병이 저를 감싼 껍질을 깨줄 수 있을지 도전해 보고픈 오후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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