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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T 38]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병원

#하루에한꼭지

by 연쇄살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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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병원


병원을 처음 들어서는 순간, 병원의 경영상태는 순식간에 파악된다. 이는 마치 엑스레이를 찍는 것과 같다. 눈으로 쭉 한번 훑어보는 것 만으로 병원의 경영수준은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필자 같은 전문가 이야기가 아니라, 환자들도 자신도 모르게 병원을 그렇게 파악한다.


화분의 위치, 나무나 꽃의 종류를 느낀다. 식물의 영양상태를 느낀다.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두운지 밝은지를 느낀다. 바닥에 먼지가 많은지, 아님 누군가가 자신의 방바닥을 걸레질하듯 반짝이게 했는지 환자들은 안다. 소파는 정기적으로 천갈이가 되고 있는 건지, 소파의 위생상태는 어느 수준인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직원들의 신발을 보면 병원장님이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고, 직원들의 헤어스타일과 화장과 얼굴 표정을 보면 병원장님이 환자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화장실을 가보면 병원장님의 교양 수준을 알 수 있고, 병원의 전체적인 위생 관리 상태를 짐작할 수 있다. 대기실 한 켠에 무성의하게 쌓여있는 잡지나 종이더미들은 병원의 지적 상태를 대변한다.


대기실 벽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원칙 없는 광고물로 환자 대기시간에 대한 배려 정도를 알 수 있다. 진료실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의 각도를 보면 환자와 얼마나 교감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병원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다 상징이 있고, 어떤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새로운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공간이 주는 정보를 순식간에 조합해내는 능력이 있다. 동네 중국집에 들어서는 것과 호텔 중국집에 들어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인가? 필자는 그 차이의 원인을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환자입장에서, 고객입장에서 이건 어떻게 보일까? 꼭 필요한 것인가? 어떻게하면 더 목적중심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를 계속적으로 고민하고 혁신하는 병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세심하게 관리되는 병원’의 반대말은 아마도 ‘주인조차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방치된 병원’ 이 될 것이다.


필자의 경험으로도 중간 병원은 없다. 처음 들어가보면 10초내로 알 수 있다.


아 병원은 ‘누군가에 의해서 세심하게 관리되는 병원이구나’ 또는 ‘주인조차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방치된 병원’인지를…


# 연쇄살충마 생각

그 동안 병원을 경영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였으며 차별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민해야 하는 점들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이 가장 컷습니다. 물론 시간에 따라 시기에 따라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제가 요즘 생각하는 주된 것은 detail 입니다.


거창한 의료기술이나 최첨단 의료기기가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medical detail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 또한 detail 한 면에서 과연 얼마나 깊게 생각을 하고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등이 그 병원의 수준을 알려주는 가장 느낄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의료서비스 디자인이나 medical & healthcare UX, UI 등의 새로운 분야가 각광을 받거나 첨단 개념으로 다가왔지만 현실적으로 1차의료기관에 도움이 되거나 1차의료기관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제한적이였습니다.


1차의료기관의 시장이 아주 큰데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medical detailer들이 나와서 보험 체계하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봐야하는 열악한 환경과 경쟁력이 비슷비슷한 1차의료기관을 다른게 보이게 하는 detailing을 해줄 수 있는 시장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세차장 같은 곳은 많은데 정말 멋진 차를 detail 해주는 medical detail expert는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말입니다.


detailer는 장인이 아니라 artist 입니다.


https://m.blog.naver.com/wash-factory/221423379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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